카카오, AI로 '스텝업'···제2의 카톡 신화 쓴다

2025-09-15

카카오가 그룹 내 다양한 서비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식하며 '재도약'에 나선다. 고강도 경영 쇄신 작업으로 사업 효율화에 성공한 카카오가 강력한 'AI 생태계'를 구축, 제2의 카카오톡 신화를 써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AI 입은 카톡, 혁신으로 재도약···금융도 범그룹 전략

카카오는 오는 23∼25일 개발자 콘퍼런스 'if kakao 2025'(이프카카오)를 열고 그간 AI 성과를 공개한다. 이날 오픈AI와의 협업 결과물이 제시될 전망이다. 양사는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바로 챗GPT를 활용하는 형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AI 서비스 카나나에서도 오픈AI 모델과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이 함께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톡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카카오톡은 전화번호부 형태의 친구 탭이 인스타그램과 같은 피드 형태로 바뀌고, 오픈채팅은 숏폼 등 새로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메신저 기반을 토대로 AI를 실생활에 녹여내겠다는 포부다. 이런 변화로 카카오톡 내 체류 시간을 늘리는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친구·숏츠탭·AI 개편으로 세션당 전체 체류시간이 20%는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메신저와 숏츠 서비스의 결합은 유의미한 시너지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는 AI를 축으로 한 미래 전략을 선보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감성형 음성 AI 챗봇 '카나나' 등을 공개하고 카카오톡에 AI '쇼핑 메이트'를 도입했지만 '카카오표 AI'에 걸었던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빅테크들의 AI 전환 흐름에서 카카오만의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대표 계열사들과 함께 유망 신사업도 발굴한다. 금융 계열사들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추진하며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카카오뱅크가 준비금을 수탁하는 은행 역할을,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플랫폼이 각각 스테이블코인 유통과 결제망 역할을 맡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신아(카카오)·윤호영(카카오뱅크)·신원근(카카오페이) 대표가 공동 TF장을 맡았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코인원) 실명확인계좌 발급과 CBDC 모의실험 참여 경험이 있고 관련 상표권도 다수(12건) 출원했다. 카카오페이도 18건의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골목상권선 철수···경영 쇄신 '착착'

카카오는 경영 쇄신 작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반성'에서 시작됐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던 2023년 말 그는 "창업자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원점부터 새로 설계하겠다"고 사과한 뒤 고강도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당시 146개에 달했던 계열사는 지난해 출범한 CA협의체의 주도 아래 올해 상반기 113개로 축소됐다. 연말에는 계열사 수가 두 자릿수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A협의체는 카카오 그룹의 쇄신을 책임지는 독립 기구로, 그룹 전체의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2022년 국내 기업 최초로 '그룹 기술 윤리 위원회'를 출범하며 윤리·준법 경영 강화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에도 힘쓰는 중이다. 최근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요 6개 그룹사가 참여하는 공개채용에 나서 AI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실적 회복·AI 혁신으로 그룹 도약 발판 마련

분골쇄신의 노력은 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카카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283억원, 영업이익은 1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39%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호실적과 AI 분야 혁신을 바탕으로 올해 카카오는 AI 기업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카카오톡 개편, 오는 10월 AI 에이전트 출시가 임박해 국내 AI 사업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한다"며 "AI 에이전트 선점 시 많은 분야의 거래액과 광고를 흡수할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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