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도 재능이다

2024-09-24

인생에서 죽어라 노력했는데 실패를 경험했던 적이 있는가?

필자는 온 힘을 다해 노력했지만 어느 한계치 이상은 도저히 뛰어넘기 어려웠던 순간을 기억한다. 어쩔 수 없이 포기했지만, ‘내 노력 부족’이라고만 하기에는 분명 억울한 측면이 있었다.

성공의 비밀 ‘1만 시간의 법칙’을 기억하는가? “특정 분야에서 아웃라이어(보통사람의 범위를 뛰어넘은 사람)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행동경제학자들은 ‘1만 시간의 법칙’을 매직넘버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재미있는 책 하나를 접했다. 연세대 김영훈 교수의 <노력의 배신>이다. 이 책에서는“1만 시간의 법칙은 틀렸다”라고 주장한다.

잭 햄브릭 미국 미시간주립대 심리학과 교수가 1만 1135명이 참여한 88개의 연구를 분석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노력한 시간이 실력의 차이를 결정짓는 비율은 4%에 불과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우리 자녀들에게 늘 공부하라고 잔소리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것’에 ‘노력’이라는 변수의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어쩌면 최선의 노력으로 공부를 잘하게 되었다는 것도 우리의 착각”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믿는 것만큼 노력이 성공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재능과 비교한다면 노력의 역할은 초라하며, 심지어 “노력은 성실성을 기반으로 하는데, 그런 성격도 큰 범주에서는 재능의 영역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럼, 이 책의 교훈은 ‘노력하지 말자’일까?

대부분 사람들은 노력보다 더 중요한 조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우리 삶이 더 비참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역설적으로 노력 신드롬에 빠질수록 우리의 삶은 더 비참해진다고 말한다. 취직이 안 되고, 돈을 충분히 벌지 못해 부모님의 병원비, 자녀의 학비가 부족한 것이 단지 개인의 노력 부족 탓일까? 어떤 실패를 사회적·구조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노력 부재만으로 몰아가는 우리 사회가 노력의 힘을 과신하고 악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노력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무조건적 노력 맹신 태도를 경계하고, 우리의 노력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적합한 곳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실패는 노력 부족 탓일까?”

당신이 지금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면, 교만하지 않아야 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과 운, 특별한 환경이 그 성공을 도왔을 것이다. 그 성공에는 분명 당신의 피나는 노력도 필수적으로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노력도 사실, 타고난 성격이 산만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며, 재능이 있었기 때문에 노력도 빛을 발한 것이다. 따라서 성공한 사람은 성공의 혜택을 주변 사람들과 나눌 줄 알아야 한다. 또한, 타인의 실패를 “노력 부족”이라고 함부로 탓해서도 안 될 것이다.

반면, 당신이 재능 없음을 현재 노력으로 극복하고 있다면, 당신은 역설적으로 ‘재능 있는 사람’이다.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재능 없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도 아니다. “노력도 재능”인 것이다.

노력 이외에도 수많은 변수들이 성공과 실패를 가름한다.

뜨거운 가슴으로 노력의 열정을 불태우되, 항상 노력에 비례해서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도 명심하자.

“현재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당신, 좌절 금지!”

/송상재 전북특별자치도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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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재 #노력도 재능

기고 gig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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