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정말 실화?…2028년 화성에 ‘헬기 항모’ 띄운다

2025-08-09

미국서 우주 운송 계획 ‘스카이폴’ 추진

화성에 무인 헬기 6대 실은 캡슐 투입

착륙 없이 공중서 헬기 방출하는 방식

탑재 카메라·레이더로 화성 지상 탐색

유인기지 세울 ‘물’ 존재 장소 확인 목표

1917년 8월2일, 영국 해군 순양함 ‘HMS 퓨리어스’에서는 예사롭지 않은 풍경이 펼쳐진다. 승합차보다 조금 긴 길이 5.8m짜리 전투기가 프로펠러를 돌리며 공중에서 퓨리어스호로 다가오더니 갑판으로 사뿐히 내려앉은 것이다.

퓨리어스호는 본래 거대한 함포를 발사하는 순양함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건조 도중 갑판 일부에 이착륙 목적의 판자를 설치하는 변형을 거쳐 사상 최초의 ‘항공모함’이 된 것이다.

육지 비행장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대규모 항공 전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항공모함은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강력한 군사력의 상징이 됐다. 현재 글로벌 패권을 차지한 미국의 힘은 10여척의 항공모함에서 나온다. 미국의 경쟁자로 떠오른 중국이 항공모함 규모를 빠르게 늘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항공모함과 매우 비슷한 작동 구조를 가진 물체가 태양계 4번째 행성이며 인류의 유력한 정착 후보지인 화성을 향해 2028년 파견될 예정이다. 바다가 없고, 군사력을 과시할 국가도 없는 화성에 ‘유사 항공모함’이 간다니 무슨 말일까.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 우주기업 에어로바이런먼트는 화성 하늘에 비행체를 다수 띄우는 것을 목표로 한 ‘스카이폴’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스카이폴은 무인 헬기 6대, 그리고 이 헬기들을 탑재할 원뿔 모양의 ‘비행 캡슐’로 이뤄진다. 지구로 치면 함재기와 항공모함이다. 그런데 차이점이 있다. 활동 무대가 다르다. 지구의 항공모함은 바다에, 화성의 비행 캡슐은 하늘에 떠 있다.

에어로바이런먼트가 미래를 상상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한 동영상을 보면 비행 캡슐은 우주에서 화성 대기권으로 돌입한 뒤 낙하산을 활짝 펼친다. 지상으로 떨어지는 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비행 캡슐 바닥을 공중에서 날려 버리고, 내부에 실린 무인 헬기 6대를 외부에 드러낸다.

무인 헬기들은 자신의 머리에 달린 회전 날개를 세차게 돌리기 시작한다. 회전 날개 속도가 빨라지자 헬기들은 비행 캡슐 밖으로 잇따라 튀어 나간다. 그러고는 화성 하늘을 누빈다.

지구도 아닌 화성에서 정말 무인 헬기를 띄울 수 있을까. 가능하다. 이미 화성 하늘에서 시험용 무인 헬기 1대가 나는 데 성공했다. 2021년 NASA가 띄운 ‘인제뉴어티’ 얘기다.

인제뉴어티는 동체 머리 부위에 달린 길이 1.2m짜리 회전 날개를 전기 모터로 돌려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 대기권에서 처음 동력 비행을 했다.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인류 우주 개척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다. 지구 밖에서 로켓을 쓰지 않고도 날아다닐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인제뉴어티는 분당 2400회라는 빠른 속도로 회전 날개를 돌렸다. 지구 헬기의 수배에 달하는 속도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화성 대기가 희박해서다. 대기 밀도가 지구의 1%밖에 안 된다. 회전 날개로 휘저을 기체 자체가 크게 부족하다. 인제뉴어티는 회전 날개를 초고속으로 돌려 공중에 뜨는 힘, 즉 양력을 쥐어짜낸 것이다.

인제뉴어티는 화성에서 1004일 동안 72번이나 날았다. 에어로바이런먼트는 공식 자료를 통해 “NASA에서 인제뉴어티에 들어간 기술을 이전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무인 헬기 6대가 서로 통신을 주고받으며 적절한 비행 방향과 범위를 정하도록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새로운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인 헬기 6대의 목표는 인간이 장기간 생활할 화성 기지 후보지를 찾는 것이다. 고성능 카메라로 화성 표면을 찍고, 특수 레이더로 지하를 투시할 예정이다. 달랑 1대가 아니라 6대가 날아다니는 만큼 탐사 속도도 빠를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바이런먼트는 “기지 후보지는 물을 얻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했다. 물은 기지 생활자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그런데 물을 매번 우주선을 이용해 지구에서 화성으로 퍼 나르면 운송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무인 헬기 6대는 물 소재지를 탐색해 ‘현지 급수’를 실현하기 위한 첨병이다.

비행 캡슐은 무인 헬기를 싣고 2028년 지구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 뒤 약 6개월 동안 우주를 날아 화성에 도착한다. 에어로바이론먼트는 “무인 헬기는 화성에 생명체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연구에도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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