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집착’ 소통 망쳤다…온라인 홍수 ‘가짜뉴스 원죄’

2024-11-19

성공한 노무현, 실패한 노무현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심상찮은 조짐이 보였다.

2001년 2월 해양수산부 장관 노무현이 출입기자와의 점심 중에 불쑥 내던진 발언이다. “언론이 밤에는 대통령보다 더 무섭지 않으냐”는 말도 덧붙였다.

생뚱맞기 짝이 없었다. 도대체 해양수산부와 언론 전쟁이 무슨 연관이 있기에 이런 말을 했을까. 당시로서는 김대중 정권 후반기였고, 노무현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을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을 때였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언론들은 노무현의 언론 전쟁 선포 언급으로 떠들썩했다.

당선 직후 한겨레신문 예방

이로부터 2년이 지나 대통령이 된 노무현은 정말 언론 전쟁에 불을 지폈다. 그는 여느 정치인과 전혀 달랐다. 언론에 잘 보이려 하기는커녕 언론이야말로 개혁의 대상임을 강조하며 거침없이 주요 매체들을 싸잡아 공격했다. 노무현이 아니고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일이었다. 주변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의 언론 전쟁은 시작부터 용의주도했다. 첫 신호탄은 대통령 취임도 하기 전, 당선자 신분으로 한겨레신문을 방문한 것이다. 전례도 없는 일이었다. 이낙연 대변인은 “북핵과 한·미 관련 조언 청취가 한겨레신문 방문 목적”이라고 둘러댔으나 궁색한 변명이었다. 선거 승리를 안겨준 우군 언론사의 응원에 답하는 공개적 당선 인사 방문이었다. 노무현의 언론관을 보란 듯이 드러낸 행차였다.

곧이어서 제2탄을 터뜨렸다. 2003년 2월 23일…. 취임 직후의 최초 인터뷰 매체는 오마이뉴스였다. 이 또한 아무도 예상치 못한 파격이었다. 신임 대통령 첫 인터뷰는 주요 매체들과 해 왔던 종래 관행을 깨뜨리고 신생 인터넷 매체와 한 것이다. “노무현이 대통령 됐으면 노무현식으로 해야지”라고 한 말이 인터뷰의 첫 마디였다. 온라인 저널리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선견지명의 일단을 내비친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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