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대한민국 외교, 이대로 괜찮은가?

2024-11-26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은 요미우리신문과의 단독 인터뷰를 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한일 관계 최대 쟁점이었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이 ‘제3자 변제’로 추진된 것에 대해 “내가 생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는다. 걱정할 필요 없다. 변제가 이뤄지면 논란도 수습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당시에도 3자 변제안은 논란이 됐지만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때 매년 현지에서 추도식을 열기로 약속했고, 한국 정부와 유족도 참석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의 약속이 있었으니 우리 정부도 그동안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도 광산 세계유산 등재에 찬성해준 것이다.

하지만 지난 24일 처음으로 열린 ‘사도 광산 추도식’에 일본 정부 대표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이 있는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 참석했고 논란이 되자 우리 정부도 행사에 불참했다. 추도식에서 이쿠이나 정무관은 조선인 노동자가 강제 동원된 사실은 물론 유감 표현조차 없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사도 광산 문제는 한일관계 개선은커녕 오히려 우리 정부가 뒤통수를 맞는 일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당연히 지적돼야 할 것은 외교부, 즉 정부의 무능이다. 국내에서 좋지 않은 여론에도 일본의 사도 광산 등재를 찬성했으면 적어도 추도식이 정부 간의 약속대로 진행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잘 기울였어야 했다.

우리가 먼저 한일관계 개선이란 물컵에 물을 절반 채웠지만 일본은 혼자 물을 마시고 입 싹 닦아버린 꼴이다. 비단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이든 중국이든 심지어 북한이든 외교란 것은 주고받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받는 것 없이 주기만 한다면 분명 그 외교는 잘못된 것이다.

앞으로가 더 우려되는 이유는 곧 트럼프 2.0시대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방위비분담금, 관세, FTA 재협상 문제 등 고난도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는 잘 준비하고 있을까? 이번 사도 광산 추도식 논란을 계기로 우리 외교의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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