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尹 탄핵 지연에 높아진 국민 피로감…"빨리 끝났으면"

2025-03-23

"대통령 단 한 사람 때문에 이게 무슨 난리인가요.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지난 주말 22일과 23일 서울 일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두고 각종 시민단체의 집회가 이어졌다.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는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과 야5당의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진행됐으며 광화문 일대에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주축으로 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의 탄핵 반대 집회가 개최됐다.

양측 집회 참가자들은 함성을 지르는 등 한껏 고조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정작 이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일정이 예상보다 지연되며 집회가 장기화하자 체력적, 정신적으로 한계가 왔다고 토로했다.

비상행동 집회 참가자인 박민홍 씨(41)는 "거의 매일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했는데 이젠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며 "빠른 탄핵으로 더 이상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지 말아야 할 텐데 요즘은 탄핵이 될까라는 불안감 마저 든다"고 설명했다.

대국본 집회 참가자인 하인용 씨(70)는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고령층이어서 집회에 오면 앉아서 가만히 있는다"며 "언제 이 모든 사태가 끝날지 모르겠다. 헌법재판소의 빠른 결정으로 양측 집회 모두 마무리되는 평화로운 시기가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 22일 진행된 대국본 집회에서는 오후 5시가 되자 집회 참가자 절반 가량이 자리를 이탈하는 등 타 집회와 비교해 일찍 해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지속되는 집회로 지친 이들은 집회 참가자뿐만이 아닌 인근에서 거주하던 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대형 스피커에서 퍼지는 굉음에 귀를 틀어막는 사람들도 있었으며 집회 장소 곳곳에서 주최 측이 길을 막고 선전물이나 정당 가입 신청서를 내밀자 일부 시민들은 눈을 흘기기도 했다.

서울 시민 김민주 씨(28)는 "탄핵 관련 집회가 본격화하기 전 이곳은 평소 친구들과 지내며 놀던 곳인데 이젠 즐거웠던 일상을 뺏겼다"며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이들로 거리는 악취가 나고 더러워졌다. 혼자 다니기 무섭다"고 호소했다.

장기화된 집회로 도로가 통제되면서 경찰을 향해 "길 가야 한다. 비켜라"며 실랑이를 하는 등 이동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심지어 인근 자영업자들은 집회로 인해 장사가 되지 않는다며 허탈해하기도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 씨는 "봄이 찾아와서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오는데 지금은 집회로 파리만 날린다. 집회 참가자들이 가게를 이용하지도 않아 수입이 반토막 났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은 탄핵이 선고돼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경태 씨(57)는 "대통령 한 명 잘못 뽑아서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 시민들의 일상이 초토화됐다. 하루 빨리 탄핵이 인용돼 즐거웠던 우리의 삶을 돌려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른 시민 김수성 씨(49)는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고도 반성조차 하지 않는 윤 대통령으로 인해 광화문은 할아버지들의 놀이터로 전락했다. 조속한 탄핵 인용으로 서울 시민과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에선 오전 11시부터 전 목사의 탄핵 반대 전국주일연합예배가 진행됐으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 4개 약사 단체는 오후 4시부터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약사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또 부산에선 오후 3시부터 보수단체인 자유민주주의연합의 탄핵 반대 집회와 오후 5시부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경남비상행동의 탄핵 촉구 집회가 열렸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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