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바이두 납품 AI칩 '쿤룬' 패키징 중단
트럼프 행정부, 대중국 제재 강화에 대응 조치
이 기사는 1월 24일 오후 4시04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삼성전자가 중국의 대형 인터넷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Baidu)에 인공지능(AI) 칩의 납품을 중단했다. 미국 행정부가 AI 반도체 수출 통제 방안을 발표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대중국 수출통제 제한이 강화된데 따른 조치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바이두에 납품 중인 AI칩 '쿤룬(KUNLUN)'의 패키징 작업을 지난 22일부터 중지했다. 패키징 작업 중단으로 삼성전자는 더이상 바이두에 AI칩 쿤룬을 수출하지 않는다. 쿤룬은 14나노 공정 기반 AI칩으로 바이두의 고성능 컴퓨팅(HPC)에 활용된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부터 바이두를 위해 납품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AI칩 쿤룬은 삼성전자와 바이두의 첫 파운드리 협력으로, 두 회사가 클라우드, 엣지컴퓨팅 등 AI칩 전반에 사업협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며 대중 제재 수위가 높아져 반도체 등의 수출통제가 강화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트럼프 1기 정부 당시부터 반도체·AI 등 첨단기술 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및 투자 제한, 관세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해온 바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AI, 자율주행 등 첨단 산업에 있어 핵심 기술로 사용되기 때문에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규모가 확대돼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중국에 강력한 관세 조치와 함께 AI반도체 수출 통제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한국 등 20개 동맹국 및 파트너에는 제한 없이 판매하고, 중국·북한·러시아 등 20여개 '우려국가'를 포함한 나머지 대다수 국가에 한도를 설정하는 내용이다. 중국이 타깃으로, 중국으로 직접 가는 AI 칩을 차단하는 기존 수출 통제에 더해 중국이 동남아, 중동 등의 제3국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AI 역량을 키우거나 제3국이 보유한 미국산 AI 칩을 수입하는 등의 우회로까지 막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미국 우방국 제조사는 중국 등에 14나노나 16나노 이하 반도체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지난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으로의 첨단 반도체 유입을 막기 위해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등을 대상으로 추가 규제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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