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성범(36·KIA)은 지난 2년간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비시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2023년은 왼쪽 종아리 부상 여파로 6월에야 복귀했다. 지난해는 시범경기에서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시즌 출발이 한 달 이상 늦어졌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마치고 지난 5일 귀국한 나성범은 “아프지 않았을 땐 늘 개막전에 나갔는데, 최근 2년은 그러지 못해 조금 신경 쓰인다”고 속내를 전했다.
나성범은 올해 미국·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아예 부상 방지에 초점을 맞춰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일부러 연습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러닝 비중을 높여 하체 강화에 집중했다. 나성범은 “팀 훈련하는데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계획한 대로 러닝을 많이 했다”며 “몸 상태나 컨디션은 되게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건강한 나성범’은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KIA 타선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나성범은 부상에서 돌아와 102경기를 뛰었던 지난해 타율 0.291, 21홈런, 80타점, OPS 0.868을 기록했다. 커리어 저점에 가까운 성적이 이 정도다. 나성범은 KIA로 이적한 첫시즌인 2022년 144경기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 OPS 0.910의 성적을 거뒀다.
최적의 타순을 고민 중인 이범호 감독은 시범경기 페이스를 지켜보고 라인업을 정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4번 타순에 대한 물음에 “경기를 보며 정해야 할 것 같다. 나성범도 이제 경기를 시작하고, 패트릭 위즈덤이 한국야구에 잘 적응하는지도 봐야 한다”며 “위즈덤이 4번에 바로 들어가는 게 좋을지, 부담을 느껴 5번으로 내리는 게 좋을지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최형우도 있어서 나성범은 상황에 따라 6번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나성범은 “6번에서도 쳐봤다. 타순은 상관없고, 감독님의 결정에 따라 준비하면 될 것 같다”며 “못 치면 뒤로 빠지고, 좋으면 앞으로 올라오는 게 당연하다. ‘클린업 트리오’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해도 주장을 맡은 나성범은 KIA가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를 힘이 있다고 느낀다. 그는 올해 전망을 묻자 “우승해야죠”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성범은 “외국인 투수 1명과 타자만 바뀌었다. 장현식이 이적(LG)한 것이 아깝지만, 조상우가 왔다”며 “충분히 더 강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무장했기에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부담감을 느끼진 않는다. 나성범은 “새 시즌은 늘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한다”며 “우승 타이틀을 의식하기보단 올해도 팀이 이기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