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하이마트가 서울 상일IC점을 폐점한다. 부진한 실적에 대응한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상일IC점은 월 2000만원의 임대료와 6억원 수준의 보증금이 투입된 임대 매장이다. 회사로서는 고정비 부담이 큰 점포를 유지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폐점을 통해 향후 발생할 손실 구조를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라며 "임대 매장은 정리 시에도 일정 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으로는 적자 확대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하이마트 실적은 '쇼크' 수준이었다. 매출은 2조3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억원에 그치며 79.1%나 급감했다. 특히 당기순손실은 3074억원으로, 35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전년보다 10배 가까이 확대됐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손실 163억원, 순손실 1186억원으로 적자 기조가 더욱 짙어졌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점포 효율화 전략에 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됐다. 롯데하이마트는 2021년 427개였던 오프라인 점포 수를 2024년 말 기준 314개로 줄였다. 회사 측은 "단순한 물리적 축소보다는 전략적 리뉴얼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한다. 적자 점포를 정리하는 한편, 상권 특성과 고객층에 맞춘 차별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젊은 고객층이 많은 엔터식스안양점과 가산디지털단지점에서는 키보드, 오디오 등 특화 카테고리를 강화했고, 혼수·인테리어 수요가 많은 지역 매장에는 가전 쇼룸 형태로 리뉴얼을 진행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리뉴얼 매장을 중심으로 점차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변화는 단순히 점포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문을 연 라이프스타일 체험형 매장 '더나노스퀘어', 방문판매 서비스 확대, 고객 맞춤형 마케팅 전략 등은 모두 가전 유통의 본질적 역할을 재정의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적 반등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둔화와 가전 수요 위축, 온라인 중심 소비 전환 같은 대외 변수는 구조조정의 효과를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폐점 및 점포 통폐합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전문가들 역시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 이유'를 더욱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전제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체험 차이가 크지 않고, 온라인이 가격 비교 면에서 더 유리하다"며 "매장을 단순 진열 공간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체험 중심의 공간으로 전환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실적 악화 국면에서 점포 리뉴얼과 전략 전환을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상일IC점 폐점 역시 그 전환점 중 하나로, 향후 체험 중심의 특화 매장들이 수익성 회복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회사 측은 "상권과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점포 리뉴얼을 지속하고,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체험과 서비스 중심의 복합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