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왕절개 해달라는 산모 측 요청에도 병원 측이 계속 자연분만을 시도한 끝에 태어난 신생아가 결국 장애를 갖게 된 의료사고 관련해 재판부는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된다며 약 6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민사2부(이수영 부장판사)는 A병원이 B씨 부부와 아들 C군에게 손해배상금 6억2099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1심 판결보다 6172만여원 더 증가한 배상 금액이다.
1·2심 재판부는 "이 사건 분만 과정에서 태아곤란증을 의심케 하는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면서 "그런데도 병원 의료진이 특별히 주의 깊은 경과 관찰의 필요성이 있던 산모인 원고 B씨와 태아에 관한 경과 관찰을 소홀히 해 그에 대응한 적절한 치료(산모의 체위 변화 및 산소 공급 내지 신속한 제왕절개 수술 등)를 하지 못한 의료상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로 인해 C군이 이 사건 장애를 입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는 이 사건 의료진들의 사용자로서 원고들에게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B씨는 2016년 경기도 내 한 산부인과에서 자연분만 끝에 아들을 낳았다. 분만 과정에서 난산이 이어지자 B씨 부부는 의료진에게 두 차례에 걸쳐 제왕절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이를 거부하고 자연분만을 계속했다.
B씨는 의료진이 흡입기를 이용해 태아의 축을 교정한 뒤 분만을 시도한 끝에 자녀를 출산했다.
출산 직후 C군은 울음이 없고 자가호흡을 하지 못했다. 모로반사 반응 역시 없었으며 전신 청색증을 보여 곧바로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옮겨졌다. 이후 다른 병원으로 전원 된 C군은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등을 진단받았고, 이듬해 3월엔 뇌병변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에 B씨 부부는 "산모는 난산을 겪었고 제왕절개를 요청했음에도 의료진들이 태아심박동수 측정을 주기적으로 하는 등 경과 관찰을 더욱 면밀히 해야 할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면서 "무리하게 자연분만을 강행함으로써 C군에게 장애를 입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20년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 모두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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