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고대우 무색했던 박정아··· 올해는 다르다 “최대한 빨리 시즌 첫 승 목표, 개막전부터 이기겠다”

2024-10-17

지난해 4월, 여자배구 박정아(31)는 한국도로공사의 기적 같은 ‘리버스 스윕’ 우승의 주역이었다.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을 졌지만 이후 세 경기를 모두 따냈다. 마지막 5차전 5세트, 박정아가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시즌 종료 후 박정아는 FA 시장 최대어로 부상했고, 역대 최고 대우를 받으며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했다. 결정적인 순간 특히 강해 ‘클러치 박’ 별명이 붙었던 그가, 창단 후 2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페퍼를 건져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현실은 참혹했다. 페퍼는 박정아를 품에 안고도 지난 시즌 5승에 머물렀다. 그 전 시즌과 똑같은 승수에 그쳤다. 어김없는 꼴찌로 3시즌 연속 제자리걸음을 했다. 결과적으로 박정아는 1년 만에 ‘리버스 스윕’ 우승이라는 최고의 시즌 직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야 했다. 팀 성적뿐 아니라 개인 성적도 기대치에 비해 크게 모자랐다.

박정아는 16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힘든 티를 내면 안 되니까,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기도도 하고 책도 읽어봤다. 사실 잘 극복이 되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자책도 많이 했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박정아는 “과거보다는 앞으로의 일에 더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19일 개막하는 이번 시즌 페퍼의 목표는 당연히 탈꼴찌다. 장소연 신임 감독은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겠다고 했다. 탈꼴찌 경쟁을 기대할 만한 숫자다.

박정아의 역할이 당연히 크다. 박정아는 “감독님이 선수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신다. 저한테는 ‘코트 안에서나 밖에서나 팀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네가 좀 더 해야 한다. 더 잘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했다. 도로공사 시절만 해도 선배들이 많았지만, ‘젊은 팀’ 페퍼에서는 박정아가 최고참 라인이다. 지난해부터 팀 주장도 맡았다.

박정아는 “언니들 많은 팀에 계속 있었다 보니 되게 편했다. 제일 고참이 되고 나니까 ‘그때 언니들 말 좀 더 잘 들을걸’ 그런 생각도 든다”고 웃었다.

페퍼는 지난 6일 끝난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 컵) 조별 예선에서 3전 전패로 탈락했다. 그러나 경기력만큼은 예년과 달랐다는 평가다. ‘디펜딩챔피언‘ 현대건설과 풀세트 접전을 치렀다. 박정아도 컵 대회 세 경기에서 공격성공률 35.04%로 56득점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박정아는 “분위기나 기세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말을 선수끼리 자주 한다”면서 “감독님을 비롯해서 저나 다른 선수들 모두 시즌 들어가서 최대한 빨리 이기고 싶다. 그게 개막 첫 경기가 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페퍼의 시즌 개막전은 오는 22일이다. 박정아의 전 소속팀 도로공사를 김천 원정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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