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뉴시스] 김금보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8.28. [email protected] /사진=김금보
장동혁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당 지도부 선거 기간 공언한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라는 '약속'을 지킬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당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 접견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당이 '극우 프레임'을 벗어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 대표가 '마지막 인사' 차원에서 윤 전 대통령을 만난다면 오히려 쇄신과 당 규합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한 취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접견에 대해 "전당대회 기간 중 당원·국민께 약속드린 것은 특별한 사정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또 "(당선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낸 승리"라며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당 대표 선거) 기간 '반탄'(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입장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인사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정치인이 자신의 주요 지지층에게 강조한 말을 쉽게 저버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와 윤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내년 6월3일 지방선거를 약 9개월 앞두고 합리적 보수와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의 민심을 얻는 데 힘써야 하는데, 윤 전 대통령과 밀착하면 극우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당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입장을 이어가면 '혁신계'나 합리적 보수층의 반발이 일어나 대여 투쟁을 위한 '단일대오' 형성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대선 이후 20%대 지지율에 머무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9%라는 최저치도 찍었다"며 "지방선거에서는 서울, 인천, 부산 지방자치단체장 세 곳 중 두 곳은 이겨야 한다. 이 상태로는 다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야당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중도층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당 대표 선거 당선을 위해 한 말을 다 지키지 않아도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천=뉴시스] 김금보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8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2025.08.28. [email protected] /사진=김금보
대통령 선거 기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던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부정선거와 계엄을 옹호하는 극단적인 세력과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에 가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선거를 계속해서 주장하고 계엄을 옹호하는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은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에 위배된다"며 "보수 가치를 갖고 있는 국민의힘과는 함께 갈 수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불가피하게 만나야 한다면 절연을 위한 면회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정치평론가)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가 (장동혁호의) 가장 우선 과제"라며 "면회를 가더라도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면회가 아니라 '작별 인사'로 활용하기 위해 가야 한다. 이 경우 극우 유튜버들과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극우 프레임을 벗어야) 쇄신을 할 수 있고 내홍이 사라진다. 대여투쟁도 힘을 받을 수 있다"며 "야당의 시간인 9월 정기국회, 10월 국정감사 기간에 견제를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이 볼 때 '국민의힘이 좀 달라지려고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장 대표가 투트랙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강성 지지층을 끌어안으면서도 '미래'를 강조하며 지방선거 준비를 해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실적으로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가지 않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다녀온 뒤 '비공개'로 처리하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