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기초선거 경쟁, 광역선거는 연대"…민주당 일각선 불편한 기색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연일 호남 일정을 소화하며 지방선거 모드에 들어가자 더불어민주당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기획단을 띄우고 현장 행보를 강화하는 한편, 조 원장에 대한 견제에도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7일 대전을 찾아 순직 해병대원인 고(故) 채 해병 묘역과 연평해전·천안함 피격 사건 전사자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전날 가뭄 피해 지역인 강릉을 방문한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지역 일정을 잡으면서 사실상 지방선거 대비에 들어갔다는 해석을 낳았다.
정 대표는 이후에도 현장 방문 일정을 이어가며 지역별 특색에 맞는 '정청래표' 정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최근 지방선거기획단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잇달아 띄운 데 이어 직접 당 인재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는 정 대표가 인재 영입 단계부터 직접 챙기며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처럼 민주당이 일찌감치 선거 채비에 들어간 데는 최근 조 원장의 광폭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원장은 사면 직후 부산·양산을 방문한 데 이어 전날부터 광주·담양·고창·익산 등을 훑는 '호남 투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조 원장은 이날 담양에서 조국혁신당 '1호' 지방자치단체장인 정철원 담양군수와 차담을 나누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에서 민주당과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조국혁신당은 지난해 4·2 담양군수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을 누르고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배출한 바 있다.
조 원장은 시의원·구의원·군의원 등 기초 단위에서는 민주당과 경쟁하고,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연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전날 KBS 광주와 인터뷰에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한자리라도 차지하면 절대 안 된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철저히 연대하겠다"며 "다만 기초 단위에선 어느 정당 후보가 더 지역 친화적이고 주민 밀착적 정책을 갖췄는지 비교·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 원장의 이런 구상을 두고 불편한 반응이 감지된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연대하려면 결국 민주당과 혁신당 중 한 곳은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하는데, 내년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노리는 민주당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한 지도부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조 원장의 행보에 관한 질문에 "자기 당의 길을 가겠다는데 어떻게 하겠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최근 조 원장의 행보에 대한 공개 비판도 이어졌다.
조정식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께서 조국 전 대표를 사면할 때 이런저런 여론도 있었지만 그걸 무릅쓰고 사면 결정을 하신 것"이라며 "조 전 대표가 대통령의 이런 마음을 좀 헤아리셔서 보다 좀 차분하게 행보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 원장을 향해 "소탐대실하면 안 된다(박지원 의원)", "개선장군처럼 보인다(강득구 의원)"는 등의 비판이 잇따르기도 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