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절벽' 내몰린 자영업자... 소득 줄고, 연체 급증

2025-01-29

도소매·운수·음식업 사업소득 7% 감소

소득 줄자 지갑 닫아... 지출 5.6%↓

연체자 14.6만명... 대출액 약 30조원

자영업 다중채무자 추정 연체율 2.03%

자영업에 종사하는 가구의 지난해 사업소득이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는 통계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깊어진 내수 부진, 고금리에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이 생계 절벽에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상 확인된 셈이다. 특히 금융기관 대출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최근 1년 사이 4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정책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도소매·운수·숙박음식업 가구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178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7.1%(13만6000원) 줄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9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0년 4분기 감소 폭(-5.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도소매·운수·숙박음식업이 자영업을 대표하는 업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소득 감소는 최근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2023년 같은 기간보다 2.1% 줄면서 2003년(-3.1%)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이 기간 서비스 생산은 전년(3.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5% 증가에 그쳤다.

소비지출도 크게 줄었다. 도소매·운수·숙박음식업 가구의 지난해 3분기 소비지출은 5.6% 하락했다. 2019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낙폭이다. 팬데믹 당시인 2020년 1분기(-5.2%)보다도 감소 폭이 더 크다.

반면 지난해 3분기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소비지출은 2023년 3분기 대비 3.5% 증가했다.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금융기관에서 진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약 30조원에 이르는 자영업자 대출 상환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의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336만900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총 1123조8000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사업자대출)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통계의 시계열상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11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체(3개월 이상 연체 기준) 발생 대출자는 1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3분기(10만3000명)와 비교해 1년 동안 41.8% 증가했다. 이들 위험 차주가 보유한 대출액도 같은 기간 21조6000억원에서 29조7000억원으로 37.5% 우상향했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추가 대출이나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172만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6만9000명)의 51.1%를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689조6000억원)은 전체 자영업자 대출잔액(1123조8000억원)의 61.4%에 달한다.

다중채무자 가운데 연체 차주는 9만7000명, 이들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잔액은 23조5000억원 수준이다. 1년 전보다 각각 29.3%, 29.8% 늘었다.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 다중채무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2.03%로 추산됐다. 2014년 1분기 말(2.16%)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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