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아래서 ‘에취’…차태현도 있다는 ‘이것’ 증후군

2025-05-24

지난 22일 방송된 tvN 예능 핸썸가이즈 24회에서는 배우 차태현과 신승호가 이동 중 재채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신승호가 차태현에게 “형도 햇빛 보면 재채기하냐”고 묻자, 차태현은 “그렇다”고 답했다. 방송에선 자막으로 이 증상을 ‘아츄(ACHOO) 증후군’이라고 소개했다.

24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츄 증후군’의 정식 명칭은 ‘Autosomal dominant Compelling Helio-Ophthalmic Outburst syndrome’으로, 번역하면 상염색체 우성 유전자에 의한 돌발성 태양 시각 증후군이다.

광반사 재채기 증후군(Photic Sneeze Reflex)으로 불리기도 한다. 갑자기 밝은 빛을 보거나 햇빛에 노출되면 재채기가 나오는 증상이다. 햇빛이 가장 흔한 유발 원인이지만 카메라 플래시조차도 재채기를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1회에서 3회 정도 재채기를 연속적으로 하며, 일부는 더 많이 하기도 한다. 실제로 재채기가 나오지는 않고 코에서 따끔거리거나 간질거리는 느낌만 경험할 수도 있다.

이 증상의 발견은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문제의 책’에는 “왜 태양의 열기는 재채기를 유발하는데, 불의 열기는 그렇지 않은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첫번째 공식 연구는 1950년대에 나왔다. 프랑스의 ‘세단’이라는 이름의 연구자가 망막 검사를 위해 빛을 환자 눈에 비췄을 때 일부 환자가 재채기하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1960년대 신경학저널에 게재된 논문에서는 이 증상이 전 세계 인구의 약 17~35%에 영향을 미친다고 기술돼 있다.

2010년 들어 유전자 검사 회사 23앤드미 소속 연구진은 약 1만명의 고객 유전자형을 분석해 아츄 증후군과 관련된 염기형을 발견했다. 이 때문에 아츄 증후군은 유전될 수 있다고 한다.

여러 연구에도 아츄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빛이 눈을 자극하면 시신경을 통해 시각 정보가 뇌에 전달되는데, 이 과정에서 시신경과 가까운 ‘삼차신경’이 함께 자극돼 발생한다는 주장이 가장 유력하다. 삼차신경은 얼굴 전체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다.

아츄 증후군 자체는 건강에 해로운 질병이 아니다. 다만 여러 연구진은 특정한 상황에서는 곤란을 겪거나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운전 중 터널을 빠져나오거나 비행 중 갑자기 밝은 빛에 노출되어 재채기가 나올 경우 순간적으로 시야를 가려 사고 가능성이 커진다. 야구 외야수나 고공 곡예사, 공연자, 대중 연설자 등에게도 재채기는 불편한 상황이다.

아츄 증후군의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전문가들은 선글라스나 모자를 착용해 빛에 노출될 때 눈을 보호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조언한다. 또 실내에서 밝은 조명에 노출될 경우에는 조명을 조절하거나 잠시 눈을 감는 등의 방법으로 빛 노출을 줄일 수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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