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관찰만으로 충분한 갑상선암도 있다?

2025-02-04

저위험군 갑상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즉각적 수술 대신 ‘적극적 관찰’로도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김민주·문재훈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연구팀을 중심으로 아산병원 등 국내 11개 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코호트 연구(KoMPASS cohort)에서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이번 연구는 저위험군 미세갑상선유두암(1㎝이하의 갑상선유두암) 환자 92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참여자는 의료진의 설명을 들은 후 ‘수술’과 ‘적극적 관찰’ 중 치료 방법을 선택한 뒤 치료 직후부터 6개월, 12개월, 24개월에 걸쳐 삶의 질을 평가받았다.

적극적 관찰이란 갑상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6개월~1년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암의 크기와 전이 여부를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다만 이는 림프절 전이나 주변 조직 침범이 없는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며,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적합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암이 진행하거나 전이가 의심되면 수술적 치료로 전환해야 한다.

연구 결과, 치료 초기부터 적극적 관찰 그룹의 삶의 질 점수가 7.1점으로 수술 그룹의 6.7점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후에는 적극적 관찰 그룹이 7.2점, 수술 그룹이 7.1점으로 두 그룹 간 점수 차이가 거의 없었다. 즉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 그룹의 삶의 질이 유사해짐을 확인했다.

적극적 관찰을 선택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고, 종양 크기가 작으며,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거나 고소득층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치료 선택 전 적극적 관찰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던 경우 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저위험군 갑상선암은 수술뿐 아니라 적극적 관찰도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암 진단 후 즉각적 수술이 일반적이었던 관행을 벗어나 환자가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법을 직접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환자에게 수술과 적극적 관찰 모두 선택 가능한 치료 옵션으로 제공해야 한다”며 “환자가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의료진이 각 치료 방법의 장단점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장기적인 관찰과 추가 연구를 통해 적극적 관찰의 비용 효율성과 질병 진행률, 환자 만족도 등에 대한 분석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갑상선학회지 Thyroid 최신 호에 실렸다.

박병탁 기자 ppt@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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