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롯데웰푸드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ROE(자기자본이익률)를 2028년까지 8~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사업구조 조정을 통해 이를 앞당기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이다. 고부가가치 포지셔닝으로 전환하면서 제빵사업 매각 검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롯데웰푸드는 ‘제빵사업 부문 통매각 추진’에 대한 보도에 대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에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구체인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제빵사업 매각이 롯데웰푸드가 검토하고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로 떠오른 셈이다.
롯데그룹은 과거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면서 국내 재계 순위 6위로 성장했다. 그러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초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M&A를 통해 사업을 확대했지만 지금은 방침을 바꿨다”고 밝히며 전략 전환을 공식화했다.
또한 올해 초 개최한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에서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시각에서 사업모델을 재정의하고 사업조정을 시도해 달라고 촉구했다. 롯데그룹 전반에 걸친 사업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이러한 사업전략에 따라 2024년 12월에 롯데그룹은 롯데렌탈의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매각 작업과 함께 바이오‧AI 등 신사업 투자를 통한 성장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기 위한 조치였다.
롯데그룹의 전략에 맞춰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 롯데웰푸드다. 2022년 정기인사에서 신설한 식품군HQ를 중심으로 계열사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병시켰다. 제과부문(건과‧빙과‧제빵 등)과 푸드부문(유지‧식자재‧육가공‧유가공 등)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2024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영업구조 개선을 거치며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3조73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67억원으로 19.5% 늘어났다.
그러나 경쟁사 대비 낮은 ROE를 더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롯데웰푸드가 지난해 하반기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비교기업 평균 ROE는 9.7%를 기록한 반면 롯데웰푸드는 3.4%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에 ROE를 5% 가까이 상승시키기도 했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는 고부가가치 포지셔닝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생산‧물류 인프라를 최적화, 글로벌 매출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롯데웰푸드는 2023년에 3.4%에 그쳤던 ROE를 2028년에 8~10%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국내 수익성 개선 작업에서 제빵사업은 제외된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인 국내 사업계획은 ▲고부가가치 H&W(Health & Wellness) 저변확대(Big Brand 가치 더하기, 제로‧이지프로틴‧식사이론 등 브랜드 강화 및 육성)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 육성(가나, 몽쉘, 빙수 등) ▲새로운 영역 개척(영양 강화 H&W 제과 브랜드 론칭)으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기린’ 브랜드 등 제빵사업은 주요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못했다. 롯데웰푸드의 제빵사업의 국내 점유율은 10% 안팎으로 70%에 가까운 SPC삼립에 이은 2위다. 1위 사업자와의 격차가 큰 만큼 경쟁보다는 매각을 통한 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웰푸드가 매각하고자 하는 생산 시설은 수원‧부산‧증평공장이다. 매각을 통해 롯데웰푸드가 롯데푸드 합병 후 발생한 생산시설 중복 문제를 해소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ROE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공시한 것과 같이 제빵사업 운영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