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출시하기로 한 KT "정부와 지속 논의 중"
해킹 사태 SKT는 유심 교체에 역량 집중 중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장미 대선과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당초 1분기 예정됐던 통합요금제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 3사는 LTE와 5G의 통합요금제 출시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통합요금제는 통신비 인하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 3사가 함께 추진하던 정책이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이통 3사 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5G보다 비싼 LTE 요금제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2025년 5G와 LTE 통합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다.
통합요금제는 LTE나 5G가 아닌 데이터 속도와 용량으로 요금제를 고를 수 있다. 미국에서는 AT&T 등 통신사에서 통합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 경우 모든 요금제에서 5G와 LTE를 사용할 수 있다.
이통 3사는 올해 1분기까지 KT가 통합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통합 요금제 출시를 위한 전산 시스템 개편을 완료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통 3사는 과기정통부와 간담회 이후 5G 요금제보다 비싼 일부 LTE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5G-LTE 통합 요금제 출시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간담회 다음 달인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상황이 급변했다.
이후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으로 조기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정부 정책이 6월 이후로 밀린 것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의 경우 4월말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고객 정보보호 조치로 유심 교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통사들과 소비자의 편익 확대를 위해 요금제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통신비 세액 공제, 군장병 통신요금 할인 전 국민 데이터 안심 요금제 도입 등을 공약했다. 직접적으로 통신비를 인하하기 보다는 간접적으로 가계 통신비 인하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새 정부 정책 기조가 통신비 인하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통합요금제 출시 논의도 속도가 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KT와 함께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고객 선택지 확대 차원에서 통합요금제 출시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통합요금제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바는 없으며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이통사의 한 관계자도 "고객의 편의와 사용성을 고려해 통합요금제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통합요금제의 요금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통 3사의 가입자 70% 이상이 5G 요금제를 쓰는 상황에서 LTE 요금제와 구분이 없어진다고 해서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통합요금제를 출시해 LTE, 5G 구분이 없어지더라도 이미 5G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5G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통합요금제 출시로 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인 소비자시민주권회의도 성명을 통해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보다 LTE 요금제를 인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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