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표면 아래에선 늘 화학전쟁이 벌어진다.
식물학자 이영숙·최배영은 저서 '식물의 사회생활'에서 식물의 경쟁 방식을 소개한다. 식물은 땅속에서 경쟁할 때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광합성으로 만든 물질의 20~40%를 뿌리에서 분비할 화학물질 생성에 투자하는데, 이 중 많은 물질이 다른 식물의 생존이나 성장을 방해하는 '타감작용물질'이다.
이 전쟁의 목적은 자원 경쟁이다. 다른 식물의 성장을 막아야 흙에 있는 물과 무기영양분을 차지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에서도 타감작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경기 불황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중소 SW 기업 대표는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중소 기업이 주로 경쟁하던 공공 사업에 중견 기업이 참여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일례로 2023년에는 경쟁률이 10대1 미만이었던 공공 사업이 20대1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참여제한이 없는 민간 시장에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는 SW 기업 간 매출 양극화로 이어졌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최근 발표한 '2025 소프트웨어 천억클럽' 조사에 따르면, 2024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전년보다 9개 늘어난 반면, 300억~500억원 기업은 18개 줄었다. 특히 매출 300억원 클럽에서만 17개 기업이 이탈하는 등 중소 SW기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
볕이 강하면 그늘도 짙다.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 수, 전체 매출액 증가에 가려진 것을 봐야 한다. 기술 혁신의 씨앗인 중소 SW기업의 위기는 산업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땅 속이 아니라 땅 위로 드러난 위기다. 대책이 필요하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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