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스페셜티를 매각하면서 재무 안정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증권가는 이번 매각 규모가 2조원 이상인 만큼 SK그룹의 순부채가 줄어들고 배당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 분석했다.
26일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스페셜티 매각 대금의 상당 부분은 SK그룹의 순차입금 상환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이번 매각은 SK그룹의 재무 안정성 제고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3일 SK그룹은 100% 자회사 SK스페셜티의 지분 85%를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약 2조7008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처분 예정 일자는 내년 6월 13일이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를 제조하는 업체로 삼불화질소(NF3)와 육불화텅스텐(WF6) 제조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K그룹은 매각대금 중 2조원가량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SK그룹은 매각한 SK매직 가전사업(430억원), SK렌터카(8200억원), 어센드 엘리먼츠(1316억원), 원커머스(2700억원) 등을 매각했으나 급증한 차입금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SK의 단기차입금은 2021년 말 약 7조70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기준 19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증권가는 이번 매각이 SK그룹의 재무구조 개선뿐 아니라 주주환원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한이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SK그룹의 주가 부진 원인은 연결 순부채 증가와 이로 인한 유동성 우려였다"며 "SK스페셜티 매각을 통해 대규모 현금 유입이 예정됨에 따라, 재무 상태 개선 가능성이 다시 확인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주가 재평가(re-rating)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환원 정책이 수정되어 시가총액의 1~2% 추가 배당이 가능해졌다"며 "1000억원 규모의 추가 배당이 이루어질 경우, 주당 배당금(DPS)이 1815원 증가하고 기말 배당수익률은 3.8%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