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주영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배당 확대 재개,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주주 환원에 나서는 것은 주가 방어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6일 건설 업계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배당을 유지·확대하거나 재개했다.
삼성물산은 보통주 1주당 2600원의 배당을 결정하고, 총 932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한 배당 확대를 넘어 유통 주식 수 자체를 줄여 주당 가치 상승을 유도하는 조치로, 기업이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통주 1주당 600원의 배당을 유지하며 주주 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DL이앤씨는 지난해 2월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이후 이를 꾸준히 이행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보통주 1주당 540원, 우선주 1주당 59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직접 시장에서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으며, 주주들에게 기업이 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작용한다.
특히 GS건설은 올해 다시 배당을 삼성E&A는 12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 친화적 경영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은 신탁을 통한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서희건설은 삼성증권과 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 약 500만주, 총 8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아이에스동서 역시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몇 달간 46만여주, 약 99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업계 전반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금리 인상과 함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건설사들의 신규 수주가 감소하고 미분양 증가로 인해 주택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건설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낮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고 장기 투자자들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계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이 기업의 단기적인 주가 부양을 넘어 장기적인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