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해킹 사태] SK텔레콤 가입자 절반, 해킹 피해방지 안전장치 확보

2025-04-29

SK텔레콤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지 약 열흘만에 가입자 절반가량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내달에는 소프트웨어(SW) 방식의 유심 데이터 초기화 기술을 도입해 보호조치 강화에 속도를 낸다.

SKT는 이번 사태로 불안감이 커진 가입자 이탈 조짐이 보이면서 내부 개발 역량을 총동원해서라도 사태를 조기 수습할 방침이다. 유영상 대표도 국회 청문회에 직접 출석해 고객 보호조치 계획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29일 SKT에 따르면 이날 기준 유심보호서비스 누적 가입자수는 1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회사가 해킹 정황을 최초로 인지한 지난 18일 이후 약 열흘 만이다. 이날 오전까지 871만명이 해당 서비스에 가입했다. 유심 교체건수는 28만건, 온라인으로 교체를 예약한 가입자는 432만명이다. 알뜰폰망 포함 SKT 전체 가입자수(약 2500만명)의 절반가량이 불법 복제 피해를 방지할 안전 장치를 확보한 셈이다.

SKT는 혹시 모를 피해를 막기 위해 유심 무상교체에 나섰지만 재고 부족과 물리적 한계로 현장 응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보유한 유심은 약 100만개다. 내달까지 500만개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지만 가입자 규모와 비교하면 역부족이다. 이에 내부 개발 역량을 총동원해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

우선 내달 중순까지 소프트웨어(SW) 방식 유심포맷 기술을 도입 예정이다. 이 기술은 기존 유심에 입력된 망과 연동하는 SW 정보값을 변경해 데이터를 초기화하는 방식이다. 고객은 유심 교체를 하지 않고도 이와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부족한 유심 재고와 교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현재 SKT 안전보건최고경영책임자(CSPO) 및 네트워크인프라센터 조직과 MNO사업부, AD·DT센터 산하 조직이 협업해 해당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조직도 개발 지원에 나서는 등 전사 차원에서 개발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유영상 대표도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향후 대응 방안을 설명한다. 앞서 미디어와 내부 임직원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며 사건 조기 진화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SKT가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은 재고 부족으로 유심을 교체하지 못한 고객 불만이 커지고 실제 가입자 이탈도 늘고 있어서다. 전날 하루에만 3만4132명이 SKT를 떠나 KT와 LG유플러스로 이동했다. 번호이동으로 순감한 가입자수는 2만5403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당분간 여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전화번호·가입자식별키(IMSI) 등을 포함한 복제 관련 정보 4종과 관리용 정보 21종이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방위 최민희 위원장은 이번에 유출된 정보가 최대 9.7GB에 달한다고 밝혔다. 다만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유출은 없어 유심보호서비스만으로 '심 스와핑' 등 우려했던 불법 복제 범죄는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처리 용량을 증대하고 유심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유심포맷 기술을 개발하는 등 개발 역량을 총동원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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