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가 자사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시리즈 ‘라마4’를 공개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공개한 것으로, 빅테크 기업 간 오픈소스 주도권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메타는 5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라마4 제품군 가운데 ‘스카우트’와 ‘메버릭’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라마3’ 공개 이후 1년 만이다.
메타에 따르면 라마4는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모델이다. 매버릭은 창작이나 대화에, 스카우트는 긴 문서 처리에 적합하다는 게 메타의 설명이다. 메타는 매버릭이 오픈AI ‘GPT-4o’이나 구글 ‘제미나이 2.0’보다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면서도 ‘제미나이 2.5프로’ ‘GPT-4.5’와 같은 최신 고성능 모델과는 아직 격차가 있다고 밝혔다.
스카우트와 매버릭은 라마닷컴과 오픈소스 플랫폼인 허깅페이스에서 오픈소스로 즉시 이용 가능하다. 메신저와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메타의 주요 플랫폼에도 적용됐다.
메타는 이날 스카우트와 매버릭 외에도 ‘베헤모스’라는 이름의 모델도 소개했다. 메타가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모델”이라고 자신한 베헤모스는 아직 학습 중으로 이날 공개되진 않았다. 오픈소스 제공 여부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메타는 이 모델이 오픈AI ‘챗GPT-4.5’, 앤스로픽 ‘클로드 3.7’ 등 경쟁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 목표는 세계 최고 AI를 구축하고 오픈 소스화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I 주도권을 잡기 위한 빅테크 기업의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2월 GPT-4.5를 출시했고 상반기 중 추론 모델을 통합한 ‘GPT-5’ 공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최근 선보인 ‘챗GPT-4o 이미지 제너레이션’은 전 세계에 ‘지브리 이미지’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크게 흥행했다. 오픈AI 대항마로 꼽히는 앤스로픽은 지난 2월 클로드 3.7을, 구글은 지난달 제미나이 2.5를 공개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 1월 저비용·고성능 모델 ‘딥시크’를 오픈소스로 선보인 이후로는 경쟁이 오픈소스 주도권으로도 번졌다. 폐쇄형 모델을 고집해 온 오픈AI가 최근 구조와 가중치를 일부 공개하는 오픈웨이트형 추론 모델을 수개월 안에 내놓겠다고 예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메타가 라마4를 오픈소스로 출시한 것 역시 이른바 ‘딥시크 충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이달 29일 첫 AI 개발자 컨퍼런스 ‘라마콘’을 열고 자사의 최신 AI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메타는 지금까지 매년 9월 열리는 ‘커넥트’ 행사를 통해 주요 기술과 제품을 선보여왔는데, 메타버스나 하드웨어가 중심이 됐다. AI에 포커스를 맞춘 라마콘 개최는 AI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선언으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