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사 투자금 8조원 받아
시간외거래서 9% 치솟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저가 전기차 견제에 나선 가운데 '독일 국민차'로 통하는 폭스바겐이 미국 전기차 리비안과 합작투자 규모를 8조1618억원으로 증액한다. 투자 확대 소식이 나온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리비안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약 9% 반등했다.
이날 장 마감 후 폭스바겐과 리비안은 공동 성명을 내고 "양사 합작사 출범을 위해 폭스바겐이 58억달러(약 8조1618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합작사 이름은 '리비안&VW그룹 테크놀로지'다. 합작사는 와심 벤사이드 리비안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와 카스텐 헬빙 폭스바겐 최고기술책임자가 공동대표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폭스바겐은 10억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을 전환사채 형태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안&VW그룹 테크놀로지는 리비안이 개발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R2'의 2026년 상반기 출시 목표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이어 폭스바겐은 이르면 2027년 리비안의 전기차 설계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적용된 첫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리비안은 합작사 설립으로 전기차량 생산자금 측면에서 여유를 가지게 됐다. 회사는 작년 한 해 손실이 54억달러에 달했고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고금리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올해 들어 폭스바겐의 투자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자금 사정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기업의 협력은 올해 미국과 EU 당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견제에 나선 가운데 나왔다.
다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중국산 저가차 압박이 크다는 점을 들어 테슬라에 비해 자금력이 약한 전기차 기업에 투자하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11일 투자사 스티펠은 리비안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가를 기존 18달러에서 16달러로 낮췄다. 앞서 8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매수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며 목표가도 20달러에서 13달러로 끌어내렸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