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아이템 경계 허물기… 제2의 브랜드 잇달아 론칭

치킨은 치킨만, 커피는 커피만 팔던 시대는 지났다. 외식업계에서 업종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햄버거나 피자 시장에 진출하고, 버거 브랜드 역시 치킨이나 피자 시장에 속속 진입해 아이템 추가뿐만 아니라 제2의 브랜드로도 론칭하는 분위기다. 커피브랜드 역시 식사 메뉴를 강화하며 ‘멀티 아이템 전략’에 속속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이는 고물가와 소비 트렌드 변화, MZ세대의 복합 소비 성향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자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보여진다. 사진=월간식당 DB, 각 업체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의 외식업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외식 소비는 단순한 식사에서 벗어나 ‘개인화된 경험’과 ‘스토리 있는 소비’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외식업체들은 메뉴의 경계를 허물고,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소비 접점을 창출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 프랜차이즈, 햄버거 시장에 도전장
햄버거 시장은 최근 10년 사이 두 배 이상 성장하며 2025년 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세에 주목한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기존의 치킨 중심 메뉴에서 벗어나 햄버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외연을 확장하는 분위기다.

BBQ는 2017년 이후 ‘페퍼로니 씬피자’, ‘허니리코타 시카고피자’ 등으로 피자 시장에 뛰어들며 치킨 브랜드의 외식 다각화 전략을 펴왔으며, 2018년 이후에는 ‘BBQ 치킨버거’를 판매하기도 했다. 치킨버거는 자사 치킨을 활용한 시그니처 버거를 앞세워 브랜드 시너지를 노려왔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버거 전문 코너를 별도로 운영한 바 있다.
BHC 역시 치킨과 버거를 결합한 신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최근 문을 연 강남구 개포자이스퀘어점 등에서 코울슬로 치킨 버거, 클래식 치킨 버거, 콰삭 치킨 버거 등 치킨버거 3종을 출시, 직영 매장 중심으로 버거 판매를 시작했다. 배달 플랫폼의 확산과 소비 패턴의 변화 등으로 인해 외식업계가 다양한 메뉴로 사업을 확장하는 흐름에 BHC도 뛰어들고 있는 것. 치킨버거는 오전 11시~오후 5시까지만 한정 판매로 시작, 향후 소비자 반응을 살펴나갈 계획이다.

교촌치킨은 지난 2020년 수제 치킨버거인 ‘교촌리얼치킨버거’를 출시하고 86개 가맹점을 통해 판매해 새로운 소비자층을 공략하기도 했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어 최근엔 한국식 소스를 활용한 신규 델리 브랜드 ‘소싯(SAUCIT)’을 론칭해 화제다.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론칭한 소싯 메뉴는 버거&샌드위치 5종(소싯 치킨 버거, 허니 딥 치킨 버거, 트리플 레드 핫 치킨 버거, 프라이드 치킨 샌드위치, 멜팅 치즈 머쉬룸 샌드위치), 보울 4종(수비드 치킨보울, 크리스피 치킨보울, 떡갈비 치킨보울, 그릴드 치킨보울), 프라이드 2종(통안심, 살살텐더) 등으로 구성됐다.
굽네치킨도 최근 정통 시카고 딥디쉬를 재해석한 ‘콤비네이션 시카고 피자’를 지난달 4일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을 통해 시카고 피자 라인업을 강화한 굽네치킨은 이미 굽네 시카고 피자 시리즈로 누적 판매량 900만 판을 돌파하며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아왔다. 신제품은 페퍼로니·베이컨·소시지·불고기 등 4가지 고기와 6가지 치즈를 블렌딩해 풍미를 높였으며, 출시 6주년을 맞아 고객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반영해 개발했다. 회사 측은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클래식 조합을 굽네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피자 브랜드 한국파파존스도 자체 치킨 브랜드인 ‘마마치킨’을 론칭했다. 마마치킨은 마포 본점을 시작으로 종로구 2호점에 이어 최근엔 고려대학교 학생회관에 3호점을 오픈,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미국의 오리지널 치킨과 치킨윙을 메인으로 하며, 양념 베이스 소스 13가지, 디핑소스 9가지, 한국식 소스도 3종을 제공하고 있다. 마마치킨은 오는 2035년까지 1000여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브랜드 론칭 시기부터 치킨과 버거를 동시에 운영, ‘싸이순살버거’ 등 시그니처 메뉴를 통해 치킨과 버거의 경계를 허물며 고정 고객층을 확보해왔다. 그리고 맘스터치의 피자 사업은 2017년 화덕피자 전문점 ‘붐바타’에서 출발해 2021년 ‘맘스터치 랩’으로 시장 반응을 점검했다. 2022년에는 ‘피자헤븐’을 인수해 ‘맘스터치 피자앤치킨’ 가맹사업을 시험 운영하며 식자재와 제조 공정을 최적화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2023년에는 피자 브랜드 ‘맘스피자’를 천호로데오점에서 숍인숍으로 1호점을 오픈, 2년 5개월만에 200호점을 돌파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치킨브랜드의 버거 및 피자 시장 진입은 단순한 메뉴의 확장을 넓히는 것뿐만 아니라 점심 시장 공략과 함께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혼밥 트렌드에 대한 대응, 제품군 다변화라는 전략적 배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는 햄버거를 가성비 높은 한 끼는 물론, 빠르고 간편한 식사로 인식해 고객 니즈를 더욱 만족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니즈는 치킨, 버거, 피자 등의 패스트푸드 브랜드로 확산되고 있다.


커피 브랜드, ‘카페 그 이상’을 지향
이러한 흐름은 치킨 프랜차이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커피 브랜드들도 식사 메뉴와 디저트 라인을 강화하며 카페 그 이상의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점심·브런치 수요를 흡수해 매출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다. 스타벅스는 일찍이 리저브 매장을 중심으로 와인, 치즈 플래터, 핫푸드 등을 제공하며 프리미엄 다이닝 콘셉트를 지속적으로 실험해왔다.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식사 메뉴를 강화함으로써 카페의 역할을 단순한 음료 소비 공간에서 일상 속 식문화 공간으로 확장해가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달 10일부터는 배민에 1인분 식사 메뉴 특화 서비스인 ‘한그릇’에도 입점해 무료 배달을 시작했다. 인기 음료에 더해 에그클럽 샌드위치, 바질 치킨 토마토 브리또 등 식사 대용 음식을 조합한 전용메뉴를 제공한다.
투썸플레이스도 샌드위치·샐러드·베이글·파니니 등으로 구성된 브런치 메뉴를 확대해왔다. 지난해에는 3000~5000원대 핫 고메 샌드위치 3종과 다양한 델리 메뉴 등을 통해 일반적인 카페를 넘어선 프리미엄 카페 다이닝 콘셉트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식사 고객을 흡수하며 점심 매출까지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이디야커피는 ‘크림빵’, ‘푸틴 멜트’ 등 디저트와 간편식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기존의 커피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식음료를 통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율을 높이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 또 자체 베이커리 라인을 강화하고 일부 매장에서는 샐러드와 파스타 등 간단한 식사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논현동 직영매장 이디야커피랩에서는 ‘델리존’을 신설해 피자, 햄버거, 샐러드 등을 직접 조리해 판매하고 있다.
해외 커피 브랜드 팀홀튼은 캐나다 전통 음식인 푸틴을 활용한 ‘클래식 푸틴 멜트’, ‘미트칠리 푸틴 멜트’를 출시하며 식사 메뉴 강화에 나섰다. 감자튀김과 치즈 커드, 그레이비 소스를 활용한 메뉴로 캐나다식 브런치 문화를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폴 바셋은 지난 4월 프리미엄 식빵 브랜드 밀도와 손잡고 광화문에 ‘폴앤밀도’ 매장을 리뉴얼했다. 폴바셋 커피바, 상하 아이스크림바, 밀도베이커리로 구성된 이곳은 베이커리 카페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제대로 된 커피와 빵 그리고 아이스크림까지 모든 메뉴를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는 매장을 겨냥해 론칭했다.

메가커피는 최근 음료 중심에서 벗어나 간단한 식사 대체 메뉴를 강화하며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샌드위치, 베이글, 토스트류와 함께 파스타·라이스 메뉴까지 선보이며 가성비 식사 카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가을메뉴로 여주쌀을 활용한 신메뉴를 출시했는데, 매콤한 양념과 고소한 쌀빵을 결합한 ‘매콤비빔밥주먹빵’, 누룽지를 활용한 디저트 음료 ‘누룽누룽바삭프라페’가 건강과 색다른 맛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멀티 아이템 전략, 생존을 위한 안간힘
이처럼 외식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멀티 아이템 전략은 단순한 메뉴 확장을 넘어 브랜드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식업계는 급격한 소비 패턴 변화와 원가 상승, 인건비 부담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단일 품목에 의존하던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메뉴를 통해 매출 다변화를 꾀하는 것이 새로운 생존 방식으로 부상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의 복합 소비 성향도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 공간에서 다양한 메뉴를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면서 브랜드들은 메뉴 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조합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치킨과 버거, 커피와 식사, 디저트와 주류 등 이종 메뉴의 결합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조합이 아니다. 이는 외식업계가 생존을 넘어 성장을 모색하는 방식이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패스트푸드 및 커피전문점 뿐만 아니라 한식이나 중식, 일식 등 외식업계 전 분야에 걸쳐 형성되는 분위기다.


![[人사이트] 강재훈 풀무원 가전사업부장 “주방 전 영역 아우르는 가전 도전”](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02/news-p.v1.20251202.fb44b0445cd748d5bf4c393076f706ab_P2.jpg)
![AI 시대 식품 분야에서 무엇을 대비하여야 할 것인가? [권대영의 한식 인문학]](https://newsimg.sedaily.com/2025/12/02/2H1KPK1HDB_1.png)
![애플은 되고 삼성은 안되는 이유…40년 규제의 역설 [AI 프리즘*기업 CEO 뉴스]](https://newsimg.sedaily.com/2025/12/02/2H1KO9ZNBL_1.jpg)
 "내 이름 새겨진 제품 만들며 '시장 경제'의 힘 느껴요"](https://img.newspim.com/news/2025/12/02/2512020710492620_w.jpg)
![[기자의 눈] 대기업 품는 벤처, 우려와 기대](https://newsimg.sedaily.com/2025/12/03/2H1L6SRUYW_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