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장에서 비수기는 없지만, 연말은 성수기 중에서도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올해 연말 역시 대작들이 연이어 공연되면서 상반기 다소 부진했던 실적을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뮤지컬 시장 공연 건수는 1467건, 공연회차는 약 1만9567회, 티켓예매수는 약 374만매, 티켓판매액은 약 21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로 보면 공연회차(7.4% 증가)를 제외한 공연건수, 티켓 예매수, 티켓판매액 모두 각각 4.6%(70건), 3.4%(13만1930매), 3.3%(약73억5000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이 보고서에서 “기획제작사들의 캐시카우 작품들이 작년 상반기에 몰려있었던 탓에 공연실적이 매우 우수하게 나타났으나, 올해 상반기는 이러한 캐시카우 작품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실적이 다소 부진하게 느껴지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올해 뮤지컬 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올해 3분기 티켓판매액만 보더라도 약 1179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7%(약 63억원) 증가한 수치다. ‘시카고’ ‘킹키부츠’ ‘프랑켄슈타인’ ‘하데스타운’ ‘베르사유의 장미’ ‘영웅’ ‘젠틀맨스 가이드’ ‘어쩌면 해피엔딩’ 등이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 연이어 공연되면서 일궈낸 성과다.
여기에 최근엔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 디즈니 뮤지컬 ‘알라딘’ 초연이 지난 11월 22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했다. 2014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10년 만이다. 김준수·서경주·박강현·정성화·정원영·강홍석·이성경·민경아·최지혜 등이 캐스팅됐다. 무엇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만큼, 폭넓은 관객층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행을 선점하기에도 매우 유리하다. 현재 2025년 2월 초 공연까지 오픈된 티켓은 모두 매진된 상태다.
이미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4대 대륙에서 11개 프로덕션과 함께 하며 지금까지 약 2000만 관객을 끌어모은 히트작인 만큼, 한국에서의 흥행도 기대해볼만 하다. 한국어 공연으론 초연임에도 서울에서만 내년 6월 22일까지 총 7개월여간 공연되고, 내년 7월부터는 부산 드림씨어터로 장소를 옮겨 공연을 이어가며 역대급 흥행 기록을 쓸 거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알라딘’과 함께 올해 연말에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관객들을 끌어온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도 20주년을 맞아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11월 29일 개막한다. 홍광호, 신성록, 전송석, 최재림, 김성철 등 초호화 캐스팅을 내세운 만큼 이번 시즌 역시 피켓팅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5년 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시라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틱틱붐’ 등도 잇따라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