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지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시장 확장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업계 내 확실한 회복세를 입증했다. 반면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면세·중국 시장 부진과 비용 부담 속에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75억원, 영업이익 11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1%, 62.0% 증가한 수치로, 순이익 역시 1190억원으로 48.5% 늘며 전 부문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라네즈·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했고, 코스알엑스 연결 편입 효과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매출은 79% 증가한 1572억원, 유럽·중동 매출은 553억원으로 219% 급증했다. 중국 매출은 다소 감소했지만, 수익성 중심 구조 재편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매출은 2.5% 증가에 그쳤지만, 설화수의 윤조에센스 글로벌 캠페인, '려'의 루트젠 신제품 등으로 브랜드별 성장세가 나타났다. 자회사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채널 효율화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홀딩스는 같은 기간 매출 1조1648억원, 영업이익 1289억원, 순이익 1400억원을 기록해 각각 15.7%, 55.2%, 4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 1조6979억원, 영업이익 1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5.7% 줄었다. 뷰티 부문 매출은 7081억원, 영업이익은 589억원으로 각각 3.4%, 11.2% 감소했다. 면세점과 방문판매 등 전통 채널 부진, 중국 시장 매출 감소(–4.1%)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생활용품(HDB) 부문은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선전에 힘입어 매출 5733억원, 영업이익 366억원으로 각각 2.2%, 13.7% 증가했다. 반면 음료 부문은 경기 불황과 원가 부담 속에 매출(4164억원)과 영업이익(469억원)이 모두 줄었다.
애경산업은 같은 기간 매출 1511억원, 영업이익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7%, 63.3% 감소했다. 순이익은 50억원으로 63% 줄었다. 화장품 부문 매출은 459억원으로 27.2% 줄었고,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88.4% 감소했다. 중국 소비 위축과 플랫폼 경쟁 심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생활용품 부문도 매출 1051억원, 영업이익 49억원으로 각각 0.8%, 26% 감소했다.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는 루나, AGE20's 등 브랜드 성과가 나타났지만, 국내외 전반적인 채널 경쟁과 원가 부담으로 실적 방어에는 한계가 있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 환경 변화와 주요 시장 상황을 반영해 프리미엄 기반 수익성 강화, 세계화, 성장하는 채널 플랫폼 대응 강화 등 전략을 수립 중"이라며 "시장별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