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국내 ASF 발생 이후 동원된 야생멧돼지 포획 방법 대부분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예산 낭비가 많았다는 의미인 만큼 보다 과학적인 포획 방법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야생생물관리협회는 최근 열화상 드론 및 CCTV 영상 분석 결과를 토대로 야생멧돼지 포획 방법에 따른 효과를 분석했다.
■ 광역울타리
우선 가장 많은 예산 투입과 함께 논란이 끊이지 않는 광역울타리의 경우 야생멧돼지가 우회하거가, 돌아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직접 뚫고 지나가는 모습이 열화상 드론을 통해 확인됐다.
야생생물관리협회 관계자는 “(광역울타리는) 일찌감치 포기했어야 했다. 효과가 떨어지는 방법에 너무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 포획틀
야생생물관리협회는 포획틀에 들어가지 않는 야생멧돼지 CCTV 영상도 공개했다.
야생생물관리협회 관계자는 “세금먹는 하마였다. 더 큰 문제는 적지 않은 포획틀이 방치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통신료에만 매월 수천만원이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 엽견
효율이 가장 떨어지는 포획 방법으로 ‘엽견’이 지목됐다.
사람이 도와주지 않으면 사실상 사냥이 불가능할 뿐 만 아니라 오히려 더 멀리 야생멧돼지가 달아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야생생물관리협회 관계자는 “엽견에게 공격 당한 야생멧돼지는 10배 이상 멀리갈 뿐 만 아니라 일단 뛰기 시작하면 잡기 어렵다”며 “더구나 다른 야생멧돼지 냄새가 나는 지역을 피해서 더 많이 이동한다. 그만큼 전파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 사냥
관련 기준이 강화 되면서 사냥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령화 된 엽사만이 야생멧돼지 수렵에 참여하고 있는 현실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바로 인근에 있는 야생멧돼지 사냥도 실패하면서 사냥 성공률이 5%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했다. 능력있는 신규 엽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기피제 및 유인제
각종 야생멧돼지 기피제가 투입돼 왔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유인제는 먹이 구하기가 어려운 12~4월까지 야생멧돼지를 모아 포획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다만 그 외 시기에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 포획비 10만원 추가지원
폐단이 적지 않다는 게 야생생물관리협회의 지적이다. 이 시기에 맞춰 신고를 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포획한 개체를 이용해 추가 지원비를 지급받는 사례까지 알려지고 있다
야생생물관리협회는 다양한 야생멧돼지 포획 방법을 경험했던 만큼 앞으로는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 예산 투입 효과를 높이는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 가운데 한가지가 바로 포획트랩이다.
GPS를 장착한 포획트랩을 설치하되, 그 위치와 상태를 지자체와 환경당국이 동시에 인지하고 관리토록 할 경우 기대 이상의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사람 냄새나 흔적을 지우지 못할 경우 포획 트랩 역시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열화상 드론을 활용한 포획 방안도 제시됐다. 소리가 적다보니 야생멧돼지가 도망가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온도 측정을 통해 감염 여부 파악까지 가능한 것으로 기대했다.
야생생물협회 관계자는 “탐색견은 폐사체 수색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며 “철저한 소독 과정을 통해 탐지견에서 한번도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없다. 탐지견 선발대회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리를 통해 야생멧돼지를 유인하는 방법도 개발,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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