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유럽연합(EU) 사무국이 있어 유럽의 수도로도 불리는 벨기에, 그 중에서도 랜드마크라고 불리는 장소들에서 빛깔 고운 한복의 자태가 빛을 발했다. 한복을 입은 한국인이 아닌 한복을 입은 벨기에인들의 모습니다.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원장 김동은, 이하 문화원)이 10일부터 5월 30일까지 문화원 전시실에서 ‘한복 온더 로드(Hanbok on the Road)’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브뤼셀고 앤트워프, 그리고 디낭 등 벨기에 3개 도시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 작품 21점을 선보이는데, 사진 속 인물들은 문화원이 제공한 한복을 착용한 현지인 참가자들이다. 전시 기간 내 한복을 잘 모르는 현지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복의 구성, 성별과 나이에 따른 차이 등을 소개하는 안내 자료도 함께 제공된다.

문화원은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체험 프로그램인 ‘경복궁 한복 촬영’에서 착안하여 지난 해 7월부터 3개월간 ‘찾아가는 K-컬처, 한복 온 더 로드’라는 제목의 현지인 대상 한복 체험 공모를 진행했다.
3개 도시와 관련한 공모에 총 171건의 신청서가 접수되었으며 이 중 벨기에, 그리스, 우크라이이,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출신 현지 거주자, 한인 입양인 등 총 8개 팀, 18명의 참가자가 선정됐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고른 한복을 착용하고 도심 속 유명 장소를 배경으로 모델이 되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참가자들은 국적을 비롯해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문화원은 참가자 선정에 있어 가족 단위와 이민자 출신 지원자를 우선 선정하는 등 현재 여러 갈등을 겪고 있는 유럽 지역에서 한국 문화를 통한 포용과 통합의 가치를 전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한다.
지난 해 개최한 한복 체험행사 콘텐츠가 소셜 미디어에 공개된 후,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등에서 한복 대여 요청이 이어져 문화원은 체험용 한복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작년 11월 브뤼셀에서 개최된 '언박싱 코리아(Korea Unboxed)' 행사에서 중소기업 한복 브랜드가 이틀간 약 1만 유로(약 1500만 원)의 판매 성과를 올리는 등 한복에 관한 현지 내 관심이 경제적 가치로 이어지고 있다.

문화원 관계자는 “현지 내 한복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체험행사에서 사진 전시까지 이어지는 이번 사업은 한복이 단순한 전통 의상에 그치지 않고, 문화 교류와 확산을 위한 매개임을 확인케 한다”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벨기에 한국문화원은 현지 내 한국 문화 체험에 대한 수요 급증에 따라, 이달부터 매월 마지막 토요일 한국 문화 체험행사 'K-컬쳐 플레이그라운드 (K-Culture Playground)'를 개최한다. 3월 29일 첫 행사의 세부 주제는 ‘한국 전통문화의 날(K-Tradition Day)’로 한복 체험을 비롯해 윷놀이, 공기놀이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