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논란' 가세... '안갯속' 고려아연 임시주총

고려아연 SMC, 영풍 지분 10% 인수로 의결권 제한 주장

MBK-영풍 측, "상법 적용 대상 아니다" 반박

국가 기간산업 보호 vs. 법적 정당성 논란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의 영풍 지분 인수와 이를 둘러싼 의결권 제한 논란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상법에 따라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영권 방어를 시도하고 있다. 반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SMC가 외국 법인으로 상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의결권 행사를 강행할 뜻을 밝혔다. 국가 기간산업과 기술 보호를 내세운 고려아연과 법적 정당성을 주장하는 MBK-영풍의 공방 속에서, 이번 임시주총 결과가 지배구조 개혁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고려아연 관계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 10%를 인수하면서 영풍의 의결권 제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SMC는 22일 공시를 통해 최씨 일가와 영풍정밀로부터 영풍 지분 19만226주(10.3%)를 575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인수로 상법 제369조 제3항이 적용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26.87%)의 의결권이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조항은 회사와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 주식 총수의 10%를 초과 보유하면, 그 다른 회사가 보유한 해당 회사나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SMC는 고려아연의 손자회사로, 이 법 조항을 적용하면 이번 임시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SMC는 영풍정밀로부터 주식을 21일 종가 기준으로, 최씨 일가로부터는 종가의 30% 할인된 가격으로 인수했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SMC가 외국기업(Pty Ltd.)이자 유한회사라는 점을 들어 상법의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MBK-영풍 측은 "상호주 소유에 관한 상법 조항은 국내 법인 간 거래에만 적용된다"며, "SMC가 외국 법인임을 고려할 때 해당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SMC의 영풍 지분 인수는 "정부가 사실상 금지한 외국 법인을 통한 순환출자 구조로,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MBK-영풍은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강화를 위해 의결권 제한을 주장하면서 자본시장과 법률 시스템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SMC의 영풍 지분 인수가 "국가 기간산업과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번 임시주총은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개선과 장기적 성장을 위한 중요한 분수령"이라며 "주주 가치를 제고할 주식 액면분할, 분기배당 도입, 집행임원제 도입 등의 안건이 성공적으로 통과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의결권 제한 주장을 "법적 근거가 없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의결권 제한 주장은 최 회장이 본인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만든 불합리한 조치"라고 주장하며, 주총에서 정당한 의결권 행사를 통해 이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