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하고 공장에서 일해야 했던 ‘흙수저’ 소년공이 결국 대통령에 올랐다. 이렇게 극적인 인간 승리의 주역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다. 언론 매체에 그의 인생사를 조명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 이유는 온갖 고난을 이겨 낸 그의 ‘인생 역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기사가 보도된 뒤 온라인상에는 “소년공에서 대통령으로 인생 역전을 이룬 인간 이재명의 삶이 마치 드라마 같다” “쓰라린 역정을 견뎌 낸 그의 삶은 영화로 만들어도 될 법하다” 등과 같은 글이 다수 올라왔다. 그런데 “고된 인생 ‘역전’을 이겨 낸 그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다”에서와 같이 ‘역정’을 써야 할 곳에 ‘역전’이라고 쓴 게시 글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한때 로또의 슬로건이었던 ‘인생 역전’이라는 표현 때문인지, ‘인생’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 뒤에 ‘역전’을 떠올리는 이가 많다. 그러나 사실 ‘인생’과 더 많이 짝을 이뤄 쓰이는 단어는 ‘역정’으로, 낱말을 이루고 있는 한자를 알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역정(歷程)’은 ‘지날 역(歷)’과 ‘길 정(程)’이 만나 지금까지 지나온 경로, 즉 걸어온 발자취를 나타낸다. 따라서 한 인간이 그간 겪어 온 인생사를 이야기할 땐 ‘인생’ ‘삶’ 같은 단어와 더불어 ‘역정’이 자주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역전(逆轉)’은 ‘거스를 역(逆)’과 ‘구를 전(轉)’이 만나 형세가 뒤집히거나 형세를 뒤집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역전’은 상황의 반전을 나타내는 다양한 단어들과 짝지어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