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대통령 룰라와 이재명 대통령은 서로 다른 공간을 살고 있지만 너무도 닮은 평행이론이다. 어려웠던 성장 과정과 험난했던 성공스토리와 앞에 쌓인 과제까지 닮아도 너무 닮았다.
현재 양국의 대통령인 두 사람은 가난 속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다. 룰라는 초등학교 중퇴 학력에 선반공 생활 중 노동자를 위하는 국가정책도, 대변해 줄 국회의원도 없는 것에 분노해 노동자당을 만들어 정계에 진출하였다. 이재명 역시 가난 속에서 초등학교 졸업 뒤 바로 공장 노동자 생활을 해야 했지만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과 사법시험을 합격, 보장된 미래를 박차고 성남시의 노동자를 위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다가 정계에 입문하였다.
룰라는 4수 끝에 대통령 당선되어 눈부신 업적을 이루었다. 축구와 삼바 그리고 세계 최악의 치안과 불평등이 만연한 국가인 브라질을 단숨에 세계 경제 8위의 국가로 올렸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원을 차단하고 국가부채도 모두 해결했으며 무엇보다도 빈민들에게 희망을 준 볼사 파밀리아(Bolsa Família) 정책으로 그들을 중산층으로 올려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했다. 그가 8년의 임기를 마치고 대통령궁을 떠날 때 모든 업적은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자신을 선택해 준 브라질 국민의 덕분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재명도 스스로 변방이라 자처했던 성남시장과 경기도 지사를 역임하면서 누구도 하지 못했던 업적을 이뤘다. 지역 화폐 활성화와 수많은 청소년 정책과 계곡의 불법시설 철거 등 획기적인 성과가 그것이다.
문제는 두 사람의 퇴임 이후였다. 룰라는 존경받는 전임자로 지내다가 후임 대통령인 호세프 지우마의 탄핵과 연이은 수구세력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룰라 재임 중 숨죽이고 있었던 기득세력의 발호는 룰라의 재출마를 막기위해 온갖 흑색선전을 동원해 그를 파렴치범으로 만들었다. 재직 때 뇌물로 아파트를 받았다는 둥 사법기관을 총동원한 공세로 결국 룰라는 구속되어야 했다. 증거없는 것이 증거라는 것이다. 대선 후보로 부상한 이재명도 권력의 공세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법리스크라는 이름으로 어느 것도 명백한 증거 없이 그는 막말로 ‘잡범’이 되었다. 짜깁기와 조작의 흔적이 난무했지만, 언론은 진실보다는 그를 범죄자로 인식시키는 데 앞장섰다.
룰라는 복귀에 성공했다. 오랜 법정 싸움 끝에 브라질 대법원은 그를 대선 출마토록 판결해 2022년 대선에 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퇴임시 있었던 89%의 지지는 없었다. 이미 세뇌된 브라질 민심은 양단 난 뒤라 그는 간신히 3선에 성공했다. 이재명도 윤석열의 내란으로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었지만, 적당한 수준의 승리에 그쳤다. 권력의 비호 속에 성장한 어둠의 세력들은 여전히 그를 범법자로 인식하게 했다. 두 대통령 앞의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브라질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빈민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어 다시금 경제 대국으로 나아가야 하는 과제를 앞두고 있다. 한국은 더욱 심각하다. 윤석열 재임 3년 동안의 경제적, 사회적 추락과 12.3 내란으로 인한 국격의 망실을 회복해야 한다. 당선 뒤 처음 만난 사람들은 모두 빈민과 청소노동자였다. 이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는 숙명까지도 평행이론이다. 두 대통령의 지향점은 명백하므로 꼭 성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