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신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성경의 요한 묵시록에 빗대 비판해 뒤늦게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5일 유뷰트 채널 ‘엠빅뉴스’에는 지난 9일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교좌 대흥동 성당에서 열린 시국기도회를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김용태 마태로 신부는 미사에서 비상계엄을 요한 묵시록에 빗대 비판했다.
김 신부는 묵시록 12장 3절에 나오는 머리 7개에 뿔 달린 용의 이야기를 언급했다. 그는 “이 용은 사악한 마음을 가진 괴물들을 이끌며, 신앙심이 깊은 인간들을 괴롭히거나 타락시켜 사람들을 하느님에게서 떨어트려 놓으려 해 ‘악마’, ‘사탄’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용은 하늘에서 내쫓기지만 군대를 모아 전쟁을 일으킨다. 하지만 하느님이 내린 불에 삼켜져 순식간에 전멸하고, 용 역시 불과 유황의 바다로 떨어져 고통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과 용이 싸우는 대목을 언급한 후 사탄이 땅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묵시록의 이 사악한 용이 자리 잡은 곳, 그곳을 우리는 용산이라 부릅니다"고 말했다. 미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크게 웃고 박수 치며 공감했다.
김 신부는 “그런데 이 용이란 표현도 가당치 않은 용산의 이무기, 그 옛날의 뱀, 악마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는 온 세계를 속이던 그 자가 지난 12월 3일 밤에...”라며 다음 단어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사전도 찾아봤다고 한 그는 “XX발광을 했다”고 이어갔다. 사전을 찾아보면 ‘XX발광’이 ‘개XX’의 경북 방언이라고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24년 대명천지에 비상계엄이라니, 처음엔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 사실 그것은 비상계엄을 가장한 친위 쿠데타요,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향한 반란이었다”며 “용산 이무기의 지X발광은 열 일 제치고 달려와 국회를 둘러 시민들의 용기와 계엄군 병사의 양심과 뜬눈으로 밤 지새우며 두 손 모아 기도했던 온 국민의 염원이 만나서 몇 시간 만에 끝났다”고 했다.
끝으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온 국민과 함께 우리가 앞장서서 용산의 이무기 대국민 반란수괴 윤석열과 역도의 무리를 권좌에서 끌어내려 그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 감옥으로 내려보내야 한다”고 끝맺었다.
누리꾼들은 “속이 시원하다”, “속이 뻥 뚫린다”, “멋진 신부님 존경한다” 등의 반응을 보내며 김 신부를 응원했다. 반면 "종교인답지 않은 표현이다", “신부면 정치에 관여 말고 종교에 집중해야 한다” 등의 비판적 반응도 있었다.
김 신부는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방송에서도 정치와 관련해 소신 발언을 이어왔다.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다음 날인 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그동안 자주 했던 말이 '탄핵하려면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한데'였는데 그 한방을 윤석열이 셀프로 쳐 드셨다. 일명 '자폭계엄'"이라고 글을 올린 바 있다.
한편 김용태 마태오 신부는 한국의 첫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일한 후손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