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와 손잡고 간다"…금융지주 회장들 책임경영 '잰걸음'

2025-01-09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증시가 휘청이자 금융지주 수장들이 나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불식시키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수혜'로 지목됐던 금융지주사 주가가 크게 빠지면서 자사주 매입, 친필 서한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확고히 밝히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6일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KB금융은 지난 10월 공시를 통해 주주들께 약속드린 그룹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친필 서한을 보냈다.

작년 '밸류업 대장주'로 주목받으며 작년 연초 대비 크게 올랐던 금융지주사 주가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락하며 밸류업 추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양 회장은 "최근 대한민국을 둘러싼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금리·환율 등의 변동성 확대로 영업환경과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깊이 공감한다"며 "현장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책임경영' 의지를 밝히기 위한 차원에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신한금융 비상무이사)과 신한금융 준법 지원 파트장인 이영호 상무는 지난 6일 자사주 각각 2000주, 1300주를 장내 매입했다. 매입 단가는 각각 4만400원, 4만8450원이다.

지난 2~3일에는 신한금융 감사파트장인 김지온 상무가 자사주 700주를, 리스크관리 파트장인 방동권 부사장과 그룹 재무부문장인 천상영 부사장이 각각 1000주를 매입했다. 그룹운영부문장인 이인균 부사장도 1500주를 매입했다. 이들 경영진이 매입한 자사주는 총 4200주이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과 밸류업 계획을 일관되게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작년 말에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함 회장은 작년 12월 27일 총 5000주를 주당 평균 단가 5만8862원에 장내 매입했다. 함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부회장 시절인 2020년 3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이번 매입으로 함 회장이 보유한 하나금융 주식수는 1만132주에서 1만5132주로 늘었다.

함 회장 외에도 강성묵 부회장 1200주, 이승열 부회장 1000주, 박종무 부사장 500주, 김미숙 부사장 500주, 강재신 상무 500주, 박근훈 상무 400주, 강정한 상무 250주 등 주요 임원들이 총 9350주를 장내 매입했다.

함 회장은 "이번 주식 매입을 계기로 밸류업 계획에 대한 실행력을 강화하고 주주들과의 소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하나금융그룹이 금융주 밸류업의 대표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도 작년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약 49억원 규모의 자사주 5만주를 장내 취득했다. 평균 매입 가격은 9만8593원이다. 이번 매입으로 김 부회장의 메리츠금융지주 보유 주식은 40만주로, 지분율은 0.17%에서 0.21%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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