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마드리드 문신하면 갱단?… 트럼프, 美 추방자 선별 '기가 차다'

2025-03-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베네수엘라 불법 체류자 수백 명을 '갱단'이라는 이름으로 엘살바도르의 감옥으로 보낸 가운데 선정 방식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수갑을 찬 남성들이 수갑을 차고 엘살바도르의 감옥으로 호송됐다. 이들은 고개가 눌린 채 머리가 밀리기도 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이 중남미에서 활동하는 국제범죄조직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TdA) 조직원이라고 판단하고 엘살바도르 감옥으로 보냈다. 부켈레 행정부는 1년 간 갱단원 300여 명을 수감하는 대가로 600만 달러를 받았다.

문제는 갱단 선별 방식이다. 당국은 범죄 이력이 없는 베네수엘라인에 대해 “문신이 여러 개 있고, '현재' 알려진 범죄 기록이 없다”며 '추방 가능 외국인'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중앙아메리카 갱단인 MS-13은 특정 타투(문신)가 있지만, TdA는 특정 문양이 없기 때문에 국적과 문신을 근저로 갱단원으로 지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엘살바도르 감옥으로 보내진 프랑코 호세 카라발로 티아파(26)도 문신이 문제가 됐다. 장미, 사자, 시계, 면도날 등을 몸에 새긴 그는 변호인을 통해 '이발사를 상징하는 면도날과 큰딸이 태어난 시각을 가리키는 시계를 그렸을 뿐'이라고 반박하며 추방 명령 무효 소송을 냈다.

또한 베네수엘라 매체 라프렌사그라피카에 따르면 프로 축구선수였던 레예스 바리오스도 추방 대상이 됐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범죄 이력 없는 바리오스에 대해 왕관, 축구공, '디오스'(스페인어로 하나님이라는 뜻) 등 문양의 문신을 팔에 새겼다는 것을 증거로 삼았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이 디자인은 스페인 프로축구(프리메라리가) 명문 팀 레알 마드리드의 로고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톰 호먼 미국 국경 차르는 추방 대상자 선별에 논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23일 호먼은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 비행기(엘살바도르로 향한 비행기)는 테러리스트로 지정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며 “그 비행기에 탄 모든 베네수엘라 불법체류자들은 수많은 범죄 수사, 정보 보고서, 그리고 요원들의 많은 작업에 근거해 TdA 구성원이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에서 '추방자 중 상당수가 전과가 없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 하지만 많은 갱단원들이 전과가 없다”면서 “우리가 체포한 대부분의 '테러리스트'는 미국 정부에서 식별한 후 잠복 작전 등을 통해 판단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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