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지구 밖에서 왔나 ... “소행성 '베누' 샘플서 RNA 당·껌 성분 발견”

2025-12-06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샘플 속에서 포도당과 이전에 발견된 적 없는 정체불명의 껌 성분이 발견됐다.

3일(현지시간) 우주항공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전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s)과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소행성 베누 관련 논문 3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는 미 항공우주국(NASA)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이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해 지구로 가져온 샘플 121.6g을 분석한 결과가 담겼다. 탐사선은 지난 2023년 지구로 복귀, 전 세계 실험실로 전달돼 분석 과정을 거쳤다.

첫 번째 논문은 후루카와 요시히로 연구원이 이끄는 일본 도호쿠 대학교 연구팀의 성과다. 연구팀은 베누에서 가져온 샘플 약 0.6g을 분석한 결과 RNA를 만드는 리보스 등 6종의 당과 생물의 에너지원이 되는 포도당, 갈락토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일본 연구진은 베누 샘플을 분쇄해 물과 산에 담가 추출했고, 리보스, 포도당 등 여러 당의 화학적 지문을 확인했다. 앞선 여러 우주 샘플 분석이 진행됐지만 생명체 형성에 필수 적인 당 성분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이 주목한 성분은 리보스다. RNA의 중추를 이루는 당으로,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단백질 합성을 도우며 생명의 여러 필수적인 화학 반응을 수행하는 분자다. 전문가들은 DNA보다 RNA가 먼저 형성된다고 보기 때문에 '생명의 시작'이라고도 본다. 다만 당 중에서 핵 염기, 인산과 함께 DNA의 뼈대가 되는 디옥시리보스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번째 논문에서 나사 에임스 연구 센터와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공동 연구팀은 베누 샘플에서 검은색 수지(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우주 암석에서는 한 번도 검출된 적 없는 폴리머 같은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잭 게인스포스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진은 “우리가 본 적 없는 것이었다”며 “한 때 유연했으나 지금은 굳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질소와 산소가 풍부한 얽힌 분자 사슬을 형성했다”며 “지구 생명체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 초기 화학적 전구체일 가능성이 있고, 아마도 베누 내부에 보존된 최초의 변형 중 하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세 번째 논문은 나사 존슨 우주센터의 연구로, 베누에서 고농도의 먼지가 검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른 우주 물질보다 6배나 많은 먼지가 발견됐는데, 이는 베누가 태양계 초기 단계에서 죽어가는 별의 먼지가 풍부한 지역에서 형성됐을 가능성을 뜻한다.

이번 발견이 반드시 생명체의 증거를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생명체에 필수적인 기본적인 화학 성분이 한 때 태양계 전체에 널리 퍼져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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