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이끄는 경제팀의 성적표를 두고 여야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포문은 야당 의원들이 열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더니 반기업 입법에 몰두해 기업가 정신을 짓밟고 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며 “건설 경기를 살린다더니 ‘미필적 살인’ 발언 등으로 건설 회사를 압박해 건설 현장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 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력 없는 경제 아마추어들이 성급하게 내놓은 미숙한 정책이 연쇄적인 오류로 이어지고 있다”며 “새 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더 이상 얘기할 것도 없이 F학점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지 않는 방만 재정도 꼬집었다. 권영세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중기재정운용계획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향후 4년간 10% 포인트 증가한다”며 “우리나라의 부채비율은 11개 비기축통화 선진국 평균보다 더 높다”고 지적했다. 박성훈 의원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를 되돌아보면 끊임없는 재정 중독과 그로 인해 늘어난 국가 부채를 청년과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현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가 ‘빛의 혁명’이 아닌 ‘빚의 혁명’을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 경제부총리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이 전 정부에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말기에는 경제가 거의 방치돼 있었다”며 “건설 경기 역시 지난 정부가 정책 대응을 놓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택공급의 경우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 만에 대책을 마련해 시장을 안정화를 시키고 있다”며 “만약 지난 정부에서 주택 공급 대책이 제대로 마련됐다면 지금쯤 실행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경제팀을 ‘아마추어’라고 평가절하한 것에 대해서도 “결코 아마추어가 아니다”라며 “무너진 경제를 반등시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도 경제팀에 힘을 실어줬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어려워지고 있다”며 “전 정부가 관세 문제에 대한 연구나 대책을 마련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안도걸 의원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 만에 경제 대반전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경제 대전환은 국가 정책 리더십의 변화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 부총리는 “최근에 와서 경제가 탄력을 많이 잃었다”며 “배가의 노력을 통해 내년 잠재 성장률을 1.8%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경기회복과 민생 경제 안정 △AI 대전환과 초혁신 경제를 통한 성장 잠재력 확충 △대외 리스크 관리 △재정 운용과 및 공공 부문 혁신 등 4대 추진 과제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