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업 다각화서 돌파구 찾은 건설업계

2025-03-12

국내 건설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토목과 건축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생존과 도약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위축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은 기존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업계 대표 기업들이 정관 변경을 통해 수소 에너지, 통신판매, 모듈러 주택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수소 에너지 사업은 건설사들이 주목하는 핵심 분야다. 삼성물산은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추가하고 국내외 수소 발전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김천 오프그리드 태양광-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신재생 에너지 기반 수소 생산 모델을 테스트 중이며, 삼척에서는 한국남부발전과 협력해 국내 첫 수소화합물 혼소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협력해 소형모듈원전(SMR) 기반 수소 생산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건설 역시 수소 인프라 구축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부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원자력 발전과 연계한 저온수전해 청정수소 실증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연계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으며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 사업의 밸류체인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GS건설은 모듈러 주택 사업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는 25일 주총에서 정관에 통신판매업을 추가하며 모듈러 주택의 B2C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2023년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해 프리패브(Prefab) 공법을 활용한 단독주택 생산을 시작했으며 폴란드, 영국 등 해외 모듈러 기업을 인수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의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사업 확장의 의미를 넘어 건설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사한다. 과거 건설업은 ‘공공 및 민간 발주를 받아 시공을 수행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스스로 시장을 개척하고 미래 성장 산업과 결합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전통적인 건설 방식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대형 건설사들이 수소, 모듈러, 에너지 사업 등으로 확장하는 것은 건설업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의 새로운 도전이 단기적인 생존 전략이 아닌 장기적인 성장 모델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지금의 변화가 한국 건설 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 도전이 업계를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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