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부터 시니어까지"…건설업계, 위기감 속 신사업 '속도전'

2025-03-11

【 청년일보 】 미분양 급증 등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에 접어들자 건설업계가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있다.

건설업계 투톱으로 불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나란히 수소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초고령화 등 인구변화에 맞춘 시니어 사업에도 하나둘 손을 뻗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이달 중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각각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과 '수소에니저 사업'을 정관의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수소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탄소중립 구현에 핵심적 자원으로 손꼽힌다.

산업적으로 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크게 그린·핑크·그레이·블루수소로 구분되는데, 이 중 화석연료(블루·그레이)가 아닌 재생에너지(그린)와 원자력발전을 통해 생산(핑크)되는 수소들이 청정수소로 분류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오는 1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수소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려는 삼성물산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호주에서 리딩업체와 협력을 통해 그린수소 생산설비 구축 등 사업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삼성물산은 지난 2023년 12월 일본 마루베니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계 최대 그린수소 허브를 목표로 하는 오만의 살랄라 지역의 그린수소∙암모니아 사업에 대해 경쟁입찰 없이 단독으로 독점 사업권을 획득한 바 있다.

이 사업은 오만 살랄라 지역에 풍력과 태양광 재생에너지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그린암모니아 형태로 치환해 국내 등으로 도입하는 프로젝트다.

연간 100만톤 규모의 그린암모니아 생산이 예상되며 오는 2027년 착공해 2030년부터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경북 김천시에 국내 최초로 외부에서 전기·가스 등 에너지를 받지 않고 직접 생산하는 '오프 그리드' 태양광 발전 그린수소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의 폭넓은 역량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기대되고 있는 그린 수소 및 암모니아 분야에서도 세계를 선도하는 플레이어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를 공개하고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전반에 걸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HTWO Grid’ 비전을 공개하는 등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수소 생태계의 실현을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대차그룹의 비전에 따라 현대건설도 오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수소 에너지 사업을 추가하며 관련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전북 부안에 건설중인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수전해 수소 생산설비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공급이 가능한 플랜트다. 준공 이후 2.5MW 용량의 전기로 하루 1톤 이상의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현대건설 측에 따르면 이 기지는 오는 5월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시운전을 거쳐 3·4분기쯤 수소생산에 돌입하게 된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부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외에도 ‘보령 청정수소사업 FEED설계’, ‘제주 12.5㎿ 그린수소 실증플랜트 개념설계’ 등을 수행하며 수소 플랜트 전반의 설계 역량을 확보해 왔다.

이를 토대로 기가와트(GW)급 대용량 수전해 수소 플랜트는 물론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사업에도 참여함으로써 수소 생태계 전환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 이상을 기록하며 우리나라가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하자 건설업계에서도 이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포스코이앤씨는 시니어 레지던스 운영 핵심 3대 분야인 주거·케어·의료 전문기업들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시니어 사업 본격 진출을 알렸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년 동안 시니어 레지던스 운영역량 확보를 위해 50여 개의 분야별 전문 서비스 회사와 협력해 왔으며 14개 분야로 세분화하는 서비스맵을 정립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포스코이앤씨는 시니어 레지던스 및 다양한 형태의 기업형 임대사업을 발굴하고, 운영 전반에 대한 기획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MOU 체결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드림팀을 구성해 서비스 제공 네트워크를 완성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특화 서비스 개발과 경쟁력 있는 파트너사와의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대건설은 서울 은평구와 경기 용인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지분을 투자한 상황이며. 최근엔 신한금융그룹 산하 시니어 헬스케어 전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와 MOU를 맺은 바 있다.

대우건설도 MDM그룹과 함께 경기 의왕에 호텔식 노인복지주택인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를 공급했으며 시니어들이 낮동안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데이 케어센터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오는 10월 입주 예정인 강서구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내 상위 1%를 목표로 만든 하이엔드 시니어레지던스 'VL르웨스트'를 건설중이다. 18억원 가량의 보증금과 월 35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에도 레지던스 내 가장 큰 전용 149㎡는 현재 빈 방이 없을 정도라는 게 롯데건설 측의 설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노원구 광운대 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서울원 아이파크'내에 시니어 대상 프리미엄 '웰니스 레지던스'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타 서비스와 차별화를 위해 서울아산병원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밖에 GS건설도 현재 내부적으로 시니어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인구감소와 주택시장 침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도 주택사업 외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라며 "그룹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들도 많아 시너지 효과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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