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중국의 ‘칩 독립’을 돕는 길이라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주장이 먹히며 정책에도 반영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H200 수출을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내부 논의를 벌이고 있다. 2023년 출시된 H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모델인 블랙웰보다는 구형이지만 이전 아키텍처(호퍼)가 적용된 인공지능(AI) 칩 가운데 가장 고성능인 제품이다.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제작한 H20과도 성능 면에서 차이가 크다. H200은 엔비디아 칩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인 HBM3E가 처음으로 탑재됐으며 직전 모델인 H100보다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크게 개선해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의 추론 능력을 큰 폭으로 키우는 것이 특징이다.

H200의 대(對)중국 수출 검토는 ‘중국에 첨단 칩을 내주지 않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무역 휴전 기간을 1년 연장하는 데 합의하면서도 블랙웰의 중국 수출 문제는 의제에 올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까지 언론을 통해 “최첨단 칩은 미국 말고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H200의 중국 수출을 놓고 내부 논의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칩 수출 규제는 중국에만 좋은 일’이라는 황 CEO의 논리에 설득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황 CEO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에 중국을 ‘중독시켜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꾸준히 설득해왔다. 최근에는 “미국의 반도체 규제는 결과적으로 중국이 AI 경쟁에서 이기도록 만들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 제재에 맞서 중국은 자국 산업계에 엔비디아 칩 ‘금지령’을 내렸고 화웨이·캠브리콘 등 토종 업체를 지원하는 등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논의 결과에 따라 H200 수출이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백악관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며 “만일 허용된다면 엔비디아에 큰 승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H200 판매가 허용되면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엔비디아의 HBM3E 품질평가(퀄테스트)를 통과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협력사인 SK하이닉스의 제품 판매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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