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덕에 게임 산업은 개발부터 콘텐츠 내부까지 혁명을 겪고 있습니다. 모든 기술 혁명이 그렇듯 AI라는 새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회사는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반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AI 태생(Native) 스타트업들에게는 큰 기회 입니다.”

잭 부저 구글클라우드 게임솔루션 총괄은 17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최된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2025’ 현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2025년은 그간 배후에서 개발되던 ‘AI 기반 게임’들이 실제 모습을 드러내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글클라우드는 AI가 게임 산업에 끼치는 영향을 개발과 게임 콘텐츠 내적 변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본다. AI가 게임을 비롯한 소프트웨어·콘텐츠 개발 전반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부저 총괄은 한발 더 나아가 서비스 중인 게임의 ‘운영’ 주기가 단축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과거 개발자는 이용자 행태를 수집하고 분석한 뒤 개발에 착수, 수개월 뒤 새 업데이트를 내놔야 했으나 AI 도입으로 이 주기가 최대 90%까지 짧아졌다”고 설명했다.
게임 콘텐츠 내에서는 생성형 AI가 실제 살아있는 듯한 세계를 만들어낸다. 부저 총괄은 이를 ‘살아있는(Living) 게임’이라고 칭했다. 그는 “게임 자체가 AI로 이용자 행태를 분석하고 즉각적으로 콘텐츠를 생성한다”며 “게임 속 캐릭터(NPC)가 실제 살아있는 타 이용자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성과 콘텐츠 두 측면에서 AI 혁명이 일어나는 이 때, 전통적인 대형 게임 스튜디오들은 기존 행태를 답습하며 이렇다 할 변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부저 총괄은 스타트업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소규모 스튜디오가 히트작을 만들 수 있었지만 게임이 블록버스터화 하며 현재는 극소수의 대형 스튜디오들이 수익을 독식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AI 활성화로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팀’이 ‘큰 경험’을 창조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리면서 대형 스튜디오와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저 총괄은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를 매년 찾고 한국어 명함을 들고 다닐 정도의 ‘지한파’다. 그는 최근 부진한 한국 게임계가 AI를 발판으로 반전을 꾀할 수 있다고 봤다. 부저 총괄은 “한국이 강점을 지닌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이 최근 부진하지만 AI를 통해 가장 큰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장르라고 본다”며 “한국에는 엔씨소프트(NC)처럼 AI를 초기부터 도입한 회사가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