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선 건강관리, 떠난 후엔 아바타

2025-01-16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는 70대 김모씨는 매일 아침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자신의 혈압 및 혈당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적절한 건강관리 방법을 안내 받는다. 깜박 깜박하는 기억력 감퇴에 대한 불안감도 낮아졌다. 인공지능(AI) 로봇 리쿠가 ‘오늘의 일정’을 수시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는 보람상조가 이르면 올해 안에 선보일 서비스의 주요 내용이다.

상조업계 서비스가 AI와 정보기술(IT)을 입고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테크를 활용해 고인이 떠난 후에는 영상을 통해 살아 생전 음성과 모습을 되살려내는가 하면 시니어 가입자 등을 대상으로는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상조를 비롯한 전환 서비스와 테크의 접목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AI 로봇 전문기업 토룩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보람상조는 올해 안에 가입자 전용 감성반려로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레이포지티브와는 AI 기반 건강측정 시스템 활용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파트너사와 함께 이르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현재 전용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며 “가입자가 상조 서비스 대신 선택해 이용하는 전환 서비스 형식이 될지, 아니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가 될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프리드라이프는 테크 활용 추모 서비스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2022년 AI 업체 딥브레인과 추모 서비스 리메모리를 선보였던 회사는 작년 리메모리2를 내놓았다. 기존 리메모리 서비스는 가입자가 생전에 스튜디오를 찾아 3시간 정도의 촬영과 녹음에 응해야만 했다. 하지만 리메모리2의 경우 스튜디오 방문 없이도 가입자를 아바타로 구현해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AI 자서전 제작 서비스 ‘엄마의 인터뷰’를 운영하는 레페토 AI와 손잡고 가족 이야기를 자서전으로 맞춤 제작해 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외에 교원라이프도 추모 서비스에 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교원예움 장례식장 이용 고객은 무료로 전용 앱을 다운로드 받아 고인의 사진과 영상으로 나만의 추모 영상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빈소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문객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난해 GS케어와 업무협약을 맺은 교원라이프는 헬스케어 사업에도 AI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교원 관계자는 "AI 서비스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해 고객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방면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조 업체가 이처럼 테크 활용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전환 서비스 및 실버 케어 시장의 확대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사업 범위를 장례식장에서 제공하는 상조 서비스로 제한하지 않는 ‘탈(脫) 상조’ 방침에 따라 자연스럽게 테크와의 접점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업계가 공을 들이고 있는 실버 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테크의 활용은 필수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AI 돌봄 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AI 기반 서비스가 상조업계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상조업계와 다양한 분야 업체의 제휴도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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