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5년 1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2024년 12월 16일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고양 소노는 현재보다 미래를 보는 팀이다. 이근준은 소노의 미래를 일궈야 하는 선수다. 고졸 신인이지만, 자신의 강점을 코트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근준의 꿈 또한 명확하다. ‘공수 겸장’ 그리고 ‘승부처를 소화하는 선수’다.
EARLY ENTRY
KBL 얼리 엔트리의 대표적인 인물은 송교창(부산 KCC)과 양홍석(창원 LG)이다. 두 선수가 성공 사례를 썼기 때문에, 많은 고졸 유망주들이 대학교 대신 프로 무대를 노크한다. 하루라도 빨리 더 강한 상대를 만나고, 하루라도 더 빨리 성장하기 위해서다.
이근준도 마찬가지다. 2024년 봄만 해도 대학교를 생각했지만, 2024년 여름 이후 달라졌다. 더 좋은 농구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그리고 전체 2순위로 고양 소노의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무대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실 대학교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했었어요. 그렇지만 대학교에서 여러 변수를 만날 거라고 생각했죠. ‘대학교에서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요. 그래서 남들보다 빨리 프로 무대에 가기로 했습니다. ‘부딪혀보고 배우자’는 마음이 컸죠.
컴바인과 트라이아웃을 차례대로 치렀습니다. 특히, 트라이아웃 때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아요.
부담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제가 잘하는 플레이를 생각했죠. 특히, 수비와 리바운드를 신경 썼습니다.
전체 2순위로 고양 소노에 입성했는데요.
높은 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습니다. 기쁘고 좋았어요. 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2순위’는 많은 분들의 주목을 받는 자리니까요.
이근준 선수가 2순위로 지명되면서, 고졸 선수가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1~2순위를 독식했습니다. 이는 KBL 역대 최초인데요.
(1순위 지명권을 보유했던 안양 정관장이 홍대부고 출신의 박정웅을 지명했다. 그리고 이근준이 소노로 향했다. 그러면서 고졸 출신 선수가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역대 최초로 1~2순위를 차지했다)
기자님께서 말씀해주신 내용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2순위’라는 부담감은 컸습니다.
소용돌이
이근준은 곧바로 소노 선수단에 합류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이근준을 선발한 김승기 감독이 지난 2024년 11월 10일 경기 도중 김민욱에게 젖은 수건을 던진 것. 이로 인해, 김승기 감독은 자진사퇴했다.
이근준의 혼란함은 더 클 수 있었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어준 사령탑이 한순간에 옷을 벗었기 때문. 그러나 이근준은 혼란한 상황들을 생각하지 않았다. 김태술 신임 감독의 컬러와 선배들의 농구에 집중했다.
소노 선수단의 첫 인상은 어땠나요?
너무 화목한 분위기였어요. 형들도 엄청 친절하시고요. 그래서 적응을 빠르게 했던 것 같아요.
본인을 선발해준 김승기 감독이 자진사퇴했습니다.
제가 입단한 지 얼마 안 돼, 김승기 감독님께서 자진사퇴하셨습니다. 걱정을 많이 한 게 사실이에요. 그러나 감독님께서 달라진다고 해도, 저는 운동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나의 장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말씀하신 대로, 이근준 선수는 연습에 몰두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마음을 단단히 먹었을 것 같아요.
네. 우선 형들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동시에, 제 장점을 보여드리려고 했죠. 특히, 슈팅과 리바운드를 어필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프로 구단의 연습과 학교의 연습은 어떻게 달랐나요?
시즌 중이기 때문에, 훈련량의 차이는 (학교 때와) 크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나 웨이트 트레이닝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요. (고등학교와 달리)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이 잘 갖춰져 있거든요. 또, 트레이너 형들이 많아, 제가 몸 상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요. 그런 점이 크게 다가왔어요.
Sono's hope
김태술 감독이 김승기 전 감독의 빈자리를 대체했다. 그러나 김태술 감독이 부임한 후, 소노는 더 큰 연패와 마주했다. 구단 창단 최다인 ‘11연패’에 빠진 것.
그러나 소노는 몇 개의 희망을 발견했다. 그 중 하나가 이근준이었다. 이근준은 데뷔 후 6경기 평균 8.0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2.0개의 3점슛을 림으로 꽂았고, 41.4%의 높은 3점슛 성공률을 보여줬다.
이근준을 상대했던 이들도 이근준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문정현(수원 KT)은 “신인답지 않게 과감하게 던지더라. 또, 피지컬이 생각보다 좋아,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며 이근준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2024년 12월 1일.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꽤 화려한 데뷔전이었는데요.
(이근준은 데뷔전에서 부산 KCC와 마주했다. 23분 21초 동안, 3점슛 4개를 포함해 16점을 기록했다)
“너가 KCC전에 투입될 거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저는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설렘이 더 컸어요. 그런 감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 팀이 패해서(소노는 이날 KCC한테 67-74로 졌다), 마냥 좋지는 않았어요.
데뷔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근준 선수는 데뷔전 후에도 긴 시간을 코트에 있었어요.
물론, 데뷔전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서, 제가 코트에 길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김태술 감독님께서 저를 믿어주시지 않았다면, 저는 길게 뛰지 못했을 거예요. 김태술 감독님께 너무 감사해요.
본인의 가능성을 많이 발견했을 것 같습니다.
슛만큼은 통한다고 느꼈어요. 슛이 잘 들어갔으니까요. 또, 슛이 잘 들어가다 보니, 제가 리바운드를 더 잘 가담했던 것 같아요.
2가지 꿈
이근준은 슈터로서 잠재력을 발휘주고 있다. 또, 좋은 피지컬을 활용해, 근성 있는 수비와 리바운드 가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퍼포먼스를 종합한다면, 이근준은 리그 정상급 ‘3&D’로도 거듭날 수 있다.
그러나 이근준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피지컬을 더 키워야 하고, 공수 기술 모두 발전시켜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노도 이근준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근준의 목표 의식은 확실해야 한다. 방향성을 잘 설정해야, ‘선수 이근준’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어서다. 이근준 역시 ‘목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했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을 받았을 때, ‘2개의 꿈’을 고백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많이 부딪혔습니다. 선배들에게서는 어떤 것들을 발견했나요?
(이근준은 최준용-안영준 등 리그 정상급 포워드와도 매치업됐다)
선배님들의 피지컬과 힘은 확실히 좋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백 다운을 많이 당해야 했어요. 또, 선배님들은 길을 알고 수비했어요. 제 슛 타이밍 또한 빠르게 알아차리셨고요.
또, 소노가 연패에 빠졌습니다. 이근준 선수가 해야 할 역할도 많을 것 같아요.
코트 안에서는 기본적인 것부터 해야 합니다. 수비와 리바운드부터 더 신경 써야 해요. 또, 벤치에서는 형들을 많이 응원해야 해요. 토킹도 크게 하고요. 그 외에도, 신인답게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해요. 감독님과 코치님, 형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아야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요?
우선 피지컬과 힘을 보완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가스공사를 상대했을 때와 정관장을 상대했을 때, 드리블을 많이 놓쳤습니다. 그래서 볼 핸들링을 보완해야 해요. 또, 팀 수비 역시 빠르게 숙지해야 하고요.
앞으로 어떤 선수로 거듭나고 싶나요?
경기 초반에만 뛰는 게 아니라, 경기 후반에도 많이 뛰고 싶어요. 그렇게 하려면, 체력을 늘리고, 집중력을 키워야 해요. 그리고 문성곤 선배님(수원 KT)이나 최준용 선배님(부산 KCC), 안영준 선배님(서울 SK)처럼 공수 다 잘하는 선수로 거듭나고 싶어요.
일러스트 = 락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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