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우울증 등 정신질환 급증세…직장스트레스 주원인
우울증을 앓는 20대 청년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직장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계일보가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뢰해 받은 ‘만 20~29세 우울증 현황’을 보면, 2019년 11만8393명에서 2023년 19만7010명으로 늘었다.
2023년 조울증이 3만2609명, 공황장애 3만4189명, 불안장애 11만3686명 등을 합치면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20대가 37만명 넘는 셈이다. 정신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전체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젊은층의 우울증이 늘고 있는 배경으로는 불안한 경제 상황이나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가 꼽힌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직장스트레스’를 빼놓을 수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응답이 62.1%를 차지했다. 가정생활(34.9%), 학교생활(35.6%) 등에 비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장스트레스는 과다한 업무, 야근, 직장 내 괴롭힘, 대인관계의 어려움, 성과 경쟁, 피로, 수면 부족, 회사 만족도 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번아웃 증후군, 탈진 상태에 놓일 수 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한 대인관계의 어려움은 직장스트레스의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상캐스터 오요안나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직장스트레스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치할 경우 우울증, 무기력증, 공황장애,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직장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약물치료, 이완훈련,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을 시행한다. 이러한 치료 프로그램들은 직장에서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을 때의 적절한 대처법, 긴장을 완화하는 방법, 감정을 다스리는 법 등을 제시한다.
이준희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학과 교수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과적 증상은 조울증보다는 우울증, 공황장애, 적응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은 번아웃이라고 볼 수도 있고, 업무 사이 잠깐의 휴식, 업무와 적당한 심리적 거리 유지하기, EAP(근로자 심리상담) 등이 도움되며, 증상이 심하거나 트라우마 정도의 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면 약물치료나 휴직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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