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모래시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혜성처럼 등장한 이정재. 귀공자 같은 외모를 보유해 가난이라고는 모를 것 같은 그에게 힘들었던 과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금수저의 삶을 살았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성기훈’과 같이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힘겨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지금과는 달리 어린 시절에는 체구가 작아 ‘소소’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는 그는,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통해 과거를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초등학생 때 집에 빨간 딱지가 붙어 온 가족이 화장실도 없는 단칸방에서 생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마저도 사정이 더욱 나빠져 결국은 뿔뿔이 흩어져 살았다고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정재는 친구의 생일에 초대받아도 선물 살 돈이 없어서 가지 못했다며, 양말에 구멍이 나면 발가락 사이로 쑤셔 넣어야 하는 상황들이 창피했다고 털어놨다.
가난은 나아질 기미 없이 고등학생 때까지 이어졌다. 등록금을 내지 못해 친구들 앞에서 매를 맞는 모욕을 겪는 등,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받은 상처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멍들게 만들었다.
집안 사정이 여유롭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그를 힘들게 한 또 하나의 어려움은 형이 자폐를 앓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형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하지만 형제이기에 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조금 불편한 점이 있었을 뿐이었다. 집안의 살림을 거드는 딸 노릇을 하면서 성장한 덕분에 철이 일찍 들었다”고 담담하게 회상했다.

이정재는 영화 출연료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기획사 부도까지 터져 빚을 떠안아야 했던 아픈 경험도 이야기했다.
결코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던 그지만, 현재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한국인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는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시즌1의 흥행 덕분에 몸값도 수직 상승했다. 외신에 의하면 시즌2에서 이정재의 출연료는 회당 1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역대 최고 출연료를 받는 것에 대해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오해가 있기도 하지만 많이 받는 것은 사실”이라며 거짓없이 전했다.
작년 12월 오픈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는 한국 드라마 최초로 제작비 1천억원이 투입되는 기염을 토하며 또다시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에 힘입어 ‘시즌3’도 오는 6월 26일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이정재는 대상그룹 임세령 부회장과 2015년 1월 교제를 인정한 후 11년째 공개 열애 중이다. 두 사람은 각종 국제영화제와 미국 에미상 시상식 등 여러 공식 행사에 동반 참석하며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정재는 연인인 임세령 부회장이 유명 인사이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일반인이고, 더욱이 자녀를 둔 어머니이기에 연인임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조심스러워한다고 전해졌다. 이에 은밀하고 조용하지만 당당하게 둘만의 좋은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임세령은 2009년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이혼했으며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불우한 가정사를 극복하고 전 세계를 아우르는 대스타로 자리매김한 이정재.
그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감독, 제작사로서도 성공 가도를 달리며 점차 거장의 길에 다가가고 있다. 중년의 나이에도 다양한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