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 자식 간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서로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관계에서 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배우 김희애와 두 아들의 ‘현명한 거리 두기’가 전해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6월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에 출연한 김희애는 배달로 시킨 포케가 오는 동안 문상훈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달 음식을 먹냐’는 문상훈의 질문에 김희애는 “아이들이 시키면 먹는다. 매운 떡볶이를 어떻게 먹는지 모르겠다. ‘이게 사람 먹는 거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운 걸 먹더라. 먹으면 귀가 아프다”고 말해 두 아들과 정반대인 음식 취향을 고백했다.
이에 문상훈이 “혼자 계실 때는 주로 뭐 드시냐. 소울푸드가 있냐”고 궁금해하자, 김희애는 “아무래도 한식 같은 거다. 너무 가까이 있고 쉽게 먹을 수 있어서 소중함을 잘 모르지만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누룽지 이런 걸 먹으면 뱃속에 평화가 오는 느낌”이라며 한식 사랑을 드러냈다.

김희애는 또 부모와 자식 간 적당한 거리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부모들이 자식을 너무 사랑해서 집착하지 않나. 그걸 약간 손님처럼 대하려고 한다. 적당한 거리를 둬야 잔소리도 충고로 좋게 받아들인다. 그래야 잔소리로 간단히 끝난다”며 부모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가장 최근에 한 잔소리는 어떤 거냐”는 문상훈의 질문에 김희애는 “저희 둘째가 상훈 님이랑 비슷한 체형이다. 곰돌이 스타일이라 ‘건강해야 된다’ ‘건강하게 먹자’ ‘네가 해서 먹어라. 엄마도 좀 해주고’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털어놓으며 둘째 아들의 건강에 대한 걱정을 전했다. 이어 김희애는 최근 운동을 시작한 문상훈에게는 “한 석 달 정도만 ‘이 수모를 내가 겪는다’ 생각하고 딱 해봐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희애는 이전에도 두 아들과의 사이에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2023년 4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김희애는 “우리 집 식구들은 내가 출연한 걸 절대 안 본다. 의도적인 건지 재미없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그게 너무 좋다”며 가족들의 적당한 무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김희애는 “‘친구들이 혹시 엄마가 출연한 작품 때문에 놀리거나 곤란하지 않냐’고 아들들에게 물어봤던 적이 있다”며 “‘전혀’라면서 ‘엄마는 배우라는 직업으로서 하는 건데 왜 그런 생각을 하지?’라고 하더라. 내가 촌스러운 거구나 싶어서 깜짝 놀랐다. 그 적당한 무관심이 너무 고맙다”고 진심을 전했다.
1996년 사업가 이찬진과 결혼한 김희애는 슬하에 1998년생, 2000년생인 두 아들을 두고 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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