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가늠자 '추석 밥상' 민심은 여야 어디로…의제 공방 승자는 [데이터로 본 정치민심]

2025-10-03

정치권의 민심을 가늠할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정치권이 각종 쟁점으로 첨예한 대립 국면을 형성한 가운데, 여야는 ‘추석 밥상’에 올릴 핵심 의제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펼쳐 왔다. 정권 출범 초 정국을 확고하게 주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3대 개혁(검찰·사법·언론개혁)으로 연일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당 쇄신과 함께 보수 재건을 노리는 국민의힘은 정부의 외교·민생 정책 실패와 여당의 일방 독주를 비판하면서 여론 주도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추석 민심에 따라 하반기 정국 주도권이 여야 어느 쪽으로 향할지 짐작할 수 있다. 과연 추석 직전 민심은 어느 곳을 향했을까.

정국 이슈는 여전히 민주당 주도…‘독재’보다 ‘개혁’

서울경제신문은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의 텍스트를 빅데이터로 분석해주는 ‘썸트렌드’를 통해 주요 키워드에 대한 최근 2주(9월 18~10월 2일) 간 주요 정치 이슈를 분석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포함)과 국민의힘에 대한 SNS 언급량은 민주당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이 기간 민주당 언급량은 13만 2708건이었는데 국민의힘은 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만 5557건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추이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는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추석 연휴 직전인 2일 전날 대비 소폭 언급량이 증가(1일 3269건→2일 3320건)한 반면 민주당은 소폭 하락(1만 135건→9436건)했다는 점이 위안거리가 될 듯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대표 취임 후 줄곧 “추석 귀향길 뉴스에 ‘검찰청 폐지’ 소식을 전해드리겠다”며 검찰개혁을 비롯한 3대 개혁을 추석 정치 의제로 올리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드러냈다. 여권의 일방적인 고강도 개혁 추진을 국민의힘은 ‘독재’로 규정하고 이를 키워드 삼아 보수 세력의 결집을 시도하는 중이다.

이 기간 여야의 핵심 키워드로 볼 수 있는 ‘개혁’과 ‘독재’에 대한 단순 SNS 언급량을 비교해보면, ‘개혁’은 4만 4667건, 독재는 2만 3247건으로 집계됐다. 각 단어가 어떤 맥락에서 언급됐는지 반영된 결과는 아니지만 각 정치 진영이 내세우는 키워드가 얼마나 회자됐는지를 가늠하는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던 민주당·국민의힘의 언급량 차이를 감안하면 키워드 측면에서는 비교적 격차를 좁혔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9월 24일까지 비교적 엎치락뒤치락하던 두 키워드는 민주당이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한 9월 25일부터 큰 차이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대응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같은 달 26일에는 두 키워드의 언급량 격차(개혁 3777건, 독재 1173건)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용두사미 된 조희대, 의혹 증폭된 김현지…언급량 희비

최근 여야가 ‘때리기’에 집중했던 대표적인 인물로 좁혀보면 어떨까. 민주당은 최근 사법개혁 이슈를 전면에 꺼내들면서 조희대 대법관 공세에 힘을 쏟았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겨냥한 메시지를 쏟아냈다. 2주 기간으로 보면 ‘조희대’ 언급량이 4만 559건으로 1만 9553건인 ‘김현지’ 언급량을 월등히 앞섰지만,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부터는 ‘골든 크로스’가 나타났다.

줄곧 조희대 언급량에 비해 적었던 김현지 언급량은 이날 처음으로 역전(조희대 2234건, 김현지 2680건)된 데 이어 3일 연속 격차를 벌렸다. 조 대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 청문회가 조 대법원장 불참과 여당의 증거 부족으로 흐지부지된 반면, 김 부속실장의 경우 국감 증인 채택 이슈가 막판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관심을 모은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 부속실장의 경우 정치적 위상에 비해 정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SNS상에서 이에 대한 의혹 글이 화제를 모은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추석 의제’ 두고 여권 내 경쟁…여당 ‘개혁’이 李대통령 ‘민생’ 눌러

여권에서는 ‘추석 키워드’를 두고 내부에서 이견이 일부 불거지는 모습도 엿보였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앞세워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지나치게 정치적 의미에 집중된 ‘3대 개혁’에 치중한다는 데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친명계 민주당 의원은 “지금은 명백한 ‘대통령의 시간’인데 가장 주목받아야 할 추석 밥상 민심을 여당이 가로채가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는 어떨까. 앞선 키워드들과 달리 ‘소비쿠폰’과 ‘개혁’ 키워드를 비교 분석한 결과 가장 치열한 접전 양상이 나타났다. 추석 연휴 직전 2주 간 소비쿠폰 키워드의 언급량은 4만 9747건이었는데, 이는 4만 4667건인 개혁 키워드 언급량과 비교해 5080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정도다. 2차 소비쿠폰 지급일인 지난달 22일 소비쿠폰 키워드의 관심도가 급증하면서 두 키워드의 언급량 차이가 2972건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후는 거의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다만 연휴 직전인 2일에는 개혁이 3008건, 소비쿠폰이 2472건으로 역전했다는 점을 보면 연휴 기간 동안 더 많이 언급될 화제는 ‘개혁’이 아니겠냐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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