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이 주목받고 있다. 두 당 모두 최근 여론조사에서 3% 내외로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박빙 지역에선 단일화 등 선거판의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혁신당 “기초의원 선거 모두 후보 낸다”

혁신당은 전국 1256곳 모든 시·군·구의원 선거구에 독자 후보를 낼 계획이다. 특히 기초의원을 3명 이상 뽑는 ‘3인 이상 선거구’에 집중할 방침이다. 여러 당선자를 뽑는 중대선거구는 상대적으로 소수 정당의 당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박병언 혁신당 대변인은 “3인 이상 선거구에서 선전하며 3당으로서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지방선거 때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실시한 기초의원 지역구는 전국에 총 30곳이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느 지역구를 중대선거구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혁신당이 ‘판’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 조국 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전 민주당과의 합당은 없다”면서 특히 “호남에선 모든 선거구에서 반드시 민주당과 경쟁한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의 호남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해 혁신당이 ‘메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유다.

혁신당에 텃밭을 뺏긴 경험이 있는 민주당으로선 긴장할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담양군수 재선거에선 정철원 혁신당 후보가 이재종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까지 나서서 지원했는데도 패배하자 당시 민주당은 위기로 받아들였다. 혁신당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호남에서 선전할 수 있다고 자체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혁신당에선 광주시장 후보로 서왕진 원내대표 출마가 유력하다.
개혁신당 “젊은 후보 위주로 공천”
개혁신당은 아직 어느 정도로 후보를 낼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다만 기초의원 선거에는 최대한 많은 후보를 낸다는 계획이다. 김성열 수석최고위원은 “우리 당의 색깔과 기조를 잘 이해하고 있는 젊은 후보 위주로 공천을 할 계획”이라며 “청년이 파격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어서 기초의원 공천은 상당히 많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7월 대표 선거에 선출된 뒤 수락 연설에서 기초·광역 선거를 300만원 이내 예산으로 치를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반 선거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개혁신당은 공천 신청을 100% 온라인으로 접수받을 계획이다.
김 최고위원은 “광역단체장은 저희 기존 인원만 가지고는 후보를 내기 쉽지 않아 당의 방향과 일치하는 좋은 분을 외부에서 모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고, 기초단체장의 경우엔 “우리 당에 몸 담고 있는 분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지역적으로는 젊은 인구가 많은 수도권과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에서 선전하길 기대하고 있다.
변수는 선거연합
두 당이 지방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순간은 선거 연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조국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시도지사 선거의 경우 서울·경기·부산 등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아슬아슬한 지역에선 어떻게든 1 대 1 구도를 만들어 국민의힘으로 안 넘어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국민의힘 경합 지역구에선 혁신당의 선택으로 승패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엔 이준석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거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두 당에게 낮은 지지율은 지방선거를 치르는 데 걸림돌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여론조사한 결과 정당지지도는 혁신당과 개혁신당 모두 3%에 그쳤다. 황운하 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지율이 15%까지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