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 확대·인증평가 개선으로 전문병원 기능 확대해야”…국회 토론회

2025-01-13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완결적 의료전달체계에 전문병원이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인증제도 개편, 인센티브 확대 등으로 전국 110여개에 머무른 전문병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대한전문병원협회는 13일 국회에서 국민건강증진과 환자 진료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보건복지부는 병원급 의료기관 중 관절, 뇌혈관, 수지 접합, 산부인과 등 19개 질환·진료과목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곳을 전문병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전문병원은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전국 전문병원 수는 115개소를 기록했다. 2011년 1기 95개 전문병원으로 시작했는데 14년 사이 20개소만 증가했다. 이중 40여개 병원이 관절과 척추 분야에 쏠려있고, 수도권 편중 현상도 우려를 낳고 있다.

발제를 맡은 함명일 순천향대 의료과학대학 교수는 현행 수가 구조에서 문제를 찾았다. 현재 수가는 동일한 진료 행위에 대해 같은 상대가치 점수를 부여한다. 여기에 환산지수를 곱해 진료비가 결정되는데, 상급종합병원으로 갈수록 환산지수가 높아진다. 전문의 특화 진료를 제공하는 전문병원 입장에선 상대가치에서 손해를 보는 셈이다. 여기에 정부에서 지급하는 의료질 평가지원금도 전문병원에 적게 돌아간다.

함 교수는 “복지부가 작년 내놓은 2차 건강보험종합계획에 맞춰 행위 단위 가산 보상에서 기관 단위 진료 성과에 비례한 별도 보상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1·3차 의료기관과 연계협력 진료 모델 개발로 전문병원의 지역 의료기관 역할도 정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 현장 현실에 맞는 보상체계 개선 의견도 나왔다. 알코올전문병원인 정재훈 아주편한병원장은 “타 직역과 달리 알코올전문병원은 환자 절반이 의료급여 수급자인데, 의료급여 환자는 전문병원 인센티브 대상에서 제외된다”면서 “조현병·우울증 진료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가중되는데 비해 보상이 사실상 절반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알코올전문병원은 현재 전국 7개에 그치고 있다.

관절전문병원인 최유왕 강북연세병원장은 무조건적인 비급여 진료 제한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최 원장은 “전문병원 기준을 충족하다 보니 환자 한 명당 직원 2명이 투입되는 구조”라면서 “회사 경영을 위해 비급여를 고려하는 경우도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토로했다.

복지부는 현재 전문병원 지정평가 제도 개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난도·규모의 경제·사회적 필요 등 기존 3개로 구분했던 항목을 저출산·고령화·특수 외상 등 6개로 늘리고, 특화 강소병원 신설 등 지역 의료체계와 연관성을 높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미화 의원은 “작년부터 이어진 의료공백에서 분만 등 고난도 의료를 담당하는 전문병원이 없었다면 더 심각한 의료대란 국면에 마주했을 것”이라면서 “전문병원이 대형병원 공백을 메우고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회와 정부가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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