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이노스페이스는 우주 모빌리티 기업입니다. 하지만 2030년을 목표로 수송에서 데이터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우주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가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노스페이스의 미래를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그는 “과거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한 후 무수히 많은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났듯이 우주산업이 생활과 맞닿는 플랫폼이 되는 시기도 머지않았다”며 “우주 수송을 기반으로 다양한 우주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말하는 ‘우주 플랫폼’은 단순히 로켓을 쏘는 기업을 넘어 위성을 제작하고 궤도에 올리며 그 위성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종합 우주 서비스 기업으로의 확장을 뜻한다. 통신·관측·데이터 분석 등 위성 기반 정보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수직 통합형 우주 기업’ 모델이다. 그는 “스페이스X도 처음에는 발사체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위성을 만들고 스타링크라는 통신 서비스를 통해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로켓랩도 자체 통신 위성을 통해 데이터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위성 운용과 네트워크 관리는 발사체 기업이 맡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노스페이스도 이와 유사한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위성 설계 및 제작 사업 진출을 위해 자체 마이크로 위성 개발을 준비 중이다. 향후 위성 데이터 분석 사업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물론 당장의 수익 창출도 무시할 수 없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기술특례 상장 이후 1년의 시간을 보냈다. 당시 4000억 원대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최근 1600억 원대로 하락했다. 증권가는 2025년 이노스페이스가 매출 237억 원, 영업손실 38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발사 일정이 연기되면서 연내 목표였던 7회 발사는 3~5회 수준으로 조정된 상태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조급해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탈리아 씨샤크(CShark S.r.l.)와 35기의 위성 발사 계약, 태국 이오에스오르빗(EOS ORBIT)과 1기 계약을 맺는 등 구체적인 수주 실적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10곳 이상의 글로벌 고객사와 계약을 체결했거나 협의 중이고 ‘한빛-나노’ 발사 대기 고객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발사 한번에 3~4기의 위성을 실을 수 있기 때문에 반복 발사가 가능하면 곧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의 소형 발사체 기업 로켓랩은 연 6~10회 발사를 하다가 발사장이 늘어나면서 연간 발사 횟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올해 상업 발사에 성공하면 내년부터 다수의 발사가 진행될 수 있고 그만큼 의미 있는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발사를 가능하게 하려면 발사장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다. 이노스페이스는 브라질, 호주뿐 아니라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UAE) 등과도 2027년까지 추가 발사장 확보를 논의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 2027년까지 전 세계 10여 곳의 위성 기업이 ‘한빛-나노’에 위성을 실어 보내기로 계약한 상태다. 김 대표는 “상업용 발사에 성공한 뒤 글로벌 주요 거점에 발사장을 확보하면 고객군은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며 그는 “앞으로 10~20년 뒤 우주 공간이 우리의 일상에 시시각각 영향을 주는 시대가 올 것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